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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희의 눈] 양준일, 그때는 아니고 지금은 맞다

입력 : 2019-12-22 17:00:44 수정 : 2019-12-22 17: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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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탑골 공원 노래에 기반을 둔 또 한명의 역주행 스타가 또 탄생했다. ‘리베카’·‘가나다라마바사’를 들고 28년 전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가수 양준일 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오는 31일 팬미팅을 열고, 광고로 안방극장까지 찾아갈 전망이다. 그는 지난달 JTBC ‘슈가맨3’ 녹화에 참여한 후 미국으로 돌아가 다시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던 중 이달 20일, 약 한 달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자신을 잊지 않고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양준일 신드롬은 복고를 새롭게 되살리는 온라인 공간의 뉴트로 열풍이 아티스트의 독특한 아우라, 캐릭터와 만나 현실에서도 폭발력을 갖게 된 사례이다. '리베카', '가나다라마바사(Pass Word), '댄스 위드 미 아가씨' 등 그의 대표곡은 뉴 잭 스윙 등 1990년대 초반 당시에는 독특한 노래일뿐만 아니라 남들과 다른 머리와 의상 때문에 당시엔 크게 주목을 못 받았고 대중들이 보기엔 다소 생소한 장르의 음악이었지만, 현재 관점에선 '시대를 앞서갔다'는 평을 받고 있다.

 

1991년 ‘리베카’로 데뷔했을 때만 해도 시대를 초월한 퍼포먼스 때문에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오히려 그의 음악세계를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 때문에 무대 도중에 돌이 날아오기도 했다고 한다. 덕분에 자기와 그리고 지금의 현실과 같지 않다는 이유로 차별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 흔히 말해 튀는 외모와 영어가사가 많이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에게 ‘너 같은 사람이 한국에 있다는 게 싫다’는 소리를 들으며 미국으로 돌아가야 했다는 사연을 우리는 한참이 지난 후에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미국에서 서빙하고 있다는 근황 등을 고백하기도 했고 어느덧 50대가 된 그의 개인사 고백은 긴 시간 사라졌다가 탑골 지디(빅뱅의 G-DRAGON)으로 불리며 다시 스타로 '재소환'된 지금의 상황과 맞물려 극적인 스토리를 만들었다. 그랬던 그가 왜 이제야 주목받는 것일까.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것이 죄 이였던 것일까. 다들 누구나 젊은 시절 보석 같은 꿈을 꾸었고, 타이밍이 적절치 않아 또는 현실과 타협하며 미루고 사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사람들은 그렇게 안 될 것만 같았던 꿈을 결국 이뤄낸 양준일에 본인들의 감정을 이입이 했던 건 아닐까. 아파트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먹고 살기도 팍팍하고 꿈을 마음속 한쪽에 묻고 살던 많은 사람. 그리고 어디에선가 새로운 시도를 하려 하지만 익숙한 것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던 많은 사람에게 양준일의 스토리는 큰 용기를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때는 아니고 지금은 맞다. 결국 시간이라도 그때의 편이 되어 주려 하는 것은 아닐까. 본질을 버리지 않고 어디에선가 묵묵하게 본인의 일들을 하고 있을 사람들에게 작지만 큰 꿈을 심어준 것 같아 새로 돌아오는 스타들이 반갑기만 하다.

 

개그맨 황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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