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정신 차리겠습니다.”
삼성 강민호(34)는 지난 며칠간 프로야구계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지난 3일 사직 롯데전에서 보인 안이한 플레이 때문이었다. 6회 공격 상황, 2루에 있던 그는 상대 유격수 신본기와 대화를 하다 견제사를 당했다. 이에 ‘잡담사’라는 사상 초유의 단어가 탄생했고, 수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이틀 뒤인 5일에는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가 칼을 빼 들었다.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발생한 경기 중 안이한 플레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야구선수로서, 프로선수로서 본분을 망각하지 말고 책임감을 가져 달라. 큰 위기의식과 경각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민호를 향한 메시지였다.
강민호의 마음은 무거웠다. 팀의 주장이자 주전 포수로서 되돌릴 수 없는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내가 잘못했다. 정신 차리겠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프로야구선수로서 부끄러운 행동을 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성숙해지겠다. 죄송하다”며 “그날 경기가 끝나자마자 선수단을 모두 모아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조금 더 나은 플레이를 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따끔한 회초리를 맞고 나자 경기력이 달라졌다. 강민호는 논란 후 다음 경기였던 4일 롯데전부터 6일 키움전까지 세 경기서 타율 0.444(9타수 4안타) 3타점으로 뜨거운 화력을 선보였다. 투수 리드에도 더욱 신경 썼다. 노련한 볼 배합으로 벤 라이블리, 백정현과 함께 2승을 합작했다. 6일에도 선발투수 최채흥과 5이닝 1실점으로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그러다 5회 타격 도중 자신의 파울 타구에 정강이를 맞아 교체됐다. 공교롭게도 강민호가 빠진 뒤 삼성은 5실점을 더해 역전패했다. 그의 존재감이 입증됐다.
강민호는 “정규시즌이 몇 경기 안 남았으니 더 집중하겠다. 선수들이 순위와 상관없이 끝까지 ‘이기는 야구’를 해야 한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다”며 “그동안 잔 부상 등이 있어 좋지 않았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니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마지막 144번째 경기가 끝나는 날까지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논란 속에서 ‘책임감’을 배운 강민호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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