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객관적이고 냉정했다. 1군 걸음마를 뗀 최지광(21)이 냉철하게 자신을 돌아봤다.
올 시즌 삼성 불펜의 살림살이는 어려웠다. 선발 전환을 시도했던 최충연은 구원으로 돌아온 뒤에도 고전했고, 필승조 한 축이었던 이승현은 왼쪽 무릎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중심을 잡아줄 다른 누군가가 필요했다. 최지광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최지광은 2017년 2차 1라운드 9순위로 입단했다. 그해 허리 부상으로 11경기 2패 평균자책점 6.48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대부분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1군에서는 6경기 평균자책점 11.42가 전부였다. 그랬던 그가 데뷔 3년 만에 180도 달라졌다. 30일까지 총 43경기 49⅔이닝서 3승5패 9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44로 활약했다.
그는 “이런 시즌이 처음이라 믿기지 않는다. 스프링캠프 때 정현욱, 오치아이 에이지 코치님과 하체 밸런스 훈련을 중점적으로 했는데 그게 가장 큰 효과를 봤다”며 “아직 확실하게 자리 잡은 게 아니니 마음 놓을 수 없다. 팀에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반드시 잡고자 하는 마음뿐이다”고 전했다.
최지광은 리그 전체 구원투수 중 소화 이닝 5위다. 첫 풀타임 시즌인데 1이닝 이상 책임지는 경우도 많아 우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체력 문제나 아픈 곳은 전혀 없다”고 딱 잘라 말한 뒤 “코치님들과 트레이닝 파트에서 정말 잘 조율하고 관리해주신다. 부상 걱정도 사라졌다. 내 역할만 잘 수행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전반기 투구에 관해서는 “조금도 만족스럽지 않다”고 평했다. 그는 “등판할 때마다 볼넷이 많았다. 타자를 상대할 때 풀카운트까지 가는 경우도 잦았다. 빠르게 승부하지 못해 투구 수가 늘어났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어 “내 뒤에 나오는 투수들과 오랜 시간 수비해야 하는 야수들에게 미안했다. 오치아이 코치님이 항상 타자와 적극적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그 점을 보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지광은 “나는 아직 필승조가 아니다. 그저 팀을 돕기 위해 나가는 선수”라며 “매번 타이트한 상황에 올라가 부담감도 느끼곤 했다. 그럴 때마다 동료들의 도움 덕에 마음의 안정을 찾고 편히 던질 수 있어 고마웠다”고 밝혔다. 이어 “후반기에 좋은 선배, 후배 투수들과 함께 불펜을 더 튼튼히 만들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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