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덫에 갇힌 호랑이…정글에서 박찬호만 뛰논다 [SW포커스]

입력 : 2019-05-16 13:00:00 수정 : 2019-05-16 09: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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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한 발만, 딱 한 발만 더…’

 

타이거즈가 덫에 갇혔다. 비단 한두 명만이 아니다. 무리 전체가 사로잡혔다. 방망이도 무겁고 발도 움직이지 않는다. 대량 득점은 차치하고 찬스조차 만들기 버겁다. 상대 실책이 곁들여져야만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침울한 호랑이굴. 박찬호만이 유일하게 맹수 역할을 해내고 있다.

 

발톱이 날카롭다. 이창진과 함께 팀 내 유이한 3할 타자다. 최형우, 안치홍, 김선빈, 김주찬, 이명기, 나지완 등 수년간 KIA를 지탱해온 전력들보다 앞선다. 지난달 초부터 라인업에 진입한 터라 아직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했다. 다만 주전 3루수로 도약한 점과 최근 타격감을 고려하면 규정타석 진입은 시간문제다. 승부처에 박찬호가 타석에 들어서면 기대감이 생긴다. ‘아기호랑이’란 옷을 벗고 ‘맹수’란 유니폼을 입을 때도 머지않았다.

 

안정감은 기본이다. 핫코너 특성상 강습 타구가 많다. 3루와 유격수 사이로 흐르는 공도 빈번하다. 강한 어깨는 물론 넓은 수비 범위까지 소화해야만 차지할 수 있는 자리다. 박찬호는 실력으로 기회를 잡아챘다. 어려운 타구도 여유로운 핸들링으로 곧잘 잡아낸다. 강한 타구를 쳐낸 타자가 박찬호의 호수비에 가로막혀 아쉬움 가득한 표정을 짓는 일도 잦다. 이범호가 빠진 사이 우연히 김기태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게 아니다.

 

주루 센스가 박찬호의 가치를 높인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결정적인 주루사를 종종 범했다. 아찔한 주루플레이로 끝내기 패배를 자초한 적도 있다. 다만 실수를 반면교사 삼았다. 베이스에서 상대의 허를 찌르고 팀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허슬은 기본이다. 15일 광주 KT전이 대표적이다. 평범한 안타를 2루타로 만들었다. 상대 좌익수 송민섭이 공을 잡는 폼을 포착해 2루까지 내달렸고 득점까지 성공했다. 자칫 ‘무리수’가 될 수 있던 선택은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를 찾은 팬들의 함성을 유도했다.

 

‘할 수 있다.’ 9연패와 퐁당퐁당, 그리고 다시 연패까지. 패배의 덫에 사로잡힌 호랑이는 이빨마저 성치 않다. 팀 분위기도 밝을 수가 없는 상황. 그러나 박찬호의 고군분투는 분명 선수단에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나아갈 방향’을 말이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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