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우완투수 이민호(25)는 최근 몇 시즌 간 팀을 대표하는 ‘마당쇠’였다. 선발 등판도 잦았고 셋업맨, 여기에 마무리까지 맡은 전례가 있다. 프로 데뷔 이래 경험해보지 못한 보직이 없었을 정도.
올 시즌 이민호의 보직은 주전 마무리 투수다. 기존 마무리 투수였던 임창민이 일찌감치 팔꿈치 수술을 받아 시즌을 접은 탓에 선배의 보직을 자연스럽게 넘겨받았다.
사실 시즌 초반에는 힘겨웠다. 5월까지 이민호의 평균자책점은 5.29. 4차례의 세이브 기회에서 얻어낸 세이브는 2세이브뿐. 5월로 기간을 한정하면 평균자책점은 7.56까지 오른다.
다행히 고난의 시간은 약이 됐다. 절치부심 끝 맞이한 6월 이민호의 평균자책점은 0.82에 불과하다. 승리 없이 1패를 기록하긴 했지만 5차례의 세이브 기회에서 4세이브를 챙겼다.
비록 지난 3일 잠실 LG전에서는 1이닝 2실점으로 블론 세이브에 그쳤지만, 이민호는 여전히 믿고 맡길 수 있는 마무리 투수다. 6월의 상승세를 인정받아 지난 5일에는 김기태 나눔 올스타 감독이 꼽은 감독 추천 선수로서 올스타전 출전 기회를 잡았다. 생애 첫 올스타 발탁.
“올스타 발탁을 전혀 예상조차 못 했다”던 이민호는 “올스타전에 나설 수 있게 돼 영광스럽다. 다음에는 베스트 12의 일원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기뻐해야 할 순간임에도 활짝 웃지는 못했다. 개인의 영광을 마음껏 누리기엔 팀 성적이 무척 저조했기 때문이다. 6일 현재 NC는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이민호는 “보직 적응이야 전혀 문제가 없는데, 개인 성적이 팀의 성적에 직결되는 위치인 만큼 등판 결과가 무척이나 신경 쓰인다. 생각만큼 많은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불펜진 전원이 스프링캠프부터 그 어떤 시즌보다 많은 땀을 흘리며 준비해왔기에 현재 불펜진이 거둔 저조한 시즌 성적(평균자책점 5.78, 리그 10위)은 더욱 진한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이민호는 “불펜진은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제기된 ‘과부하’ 지적을 듣지 않으려고 정말 많이 준비했는데 예기치 못한 변수들이 조금씩 쌓여가면서 동반 침체로 이어졌다”라고 말한 뒤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아쉬움 속에 주저앉아 있을 생각은 없다. 평소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유명함에도 후반기 목표를 묻는 말에 보였던 눈빛은 사뭇 진지했다.
“늘 잘하고 싶지만 현 상황에서 개인 성적을 목표로 내걸 때는 아닌 것 같아요. 탈꼴찌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