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구장에 울려퍼지는 흥겨운 응원가, 어느새 강민호(32·롯데)는 진짜 레전드가 된다.
지난 8일 사직 SK전 출전으로 강민호는 1982년 원년 창단구단의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통산 1440번째 출전 경기였고 이는 롯데 소속으로 김응국(1440경기·1989∼2003)과 최다출전 타이기록이다.
KBO리그 통산 최다 경기 출전 1위는 양준혁(삼성)이다. 1993∼2010년까지 무려 2135경기에 나섰다. 2위는 김민재(한화)로 2111경기, 3위는 전준호(히어로즈)로 2091경기다. 20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는 현역 정성훈(LG)까지 8명에 이른다.
하지만 ‘롯데’로 한정해서 보면 강민호는 전설이 된다. 2004년 2차 3라운드 17순위로 입단한 강민호는 2013시즌 후 4년 75억원에 FA 잔류하면서 입단 14시즌째인 올해 7월8일 SK전까지 1440경기에 출전했다. 한 경기만 더 나서면 롯데에서는 김응국을 뛰어넘는다. 2013년 8월8일 잠실 LG전, 27세11개월21일 만에 1000경기 출전을 달성한 뒤 4시즌 째 구단사에 이름을 새긴다. 3위는 이대호(1230경기), 4위는 김민호(1207경기·1984∼1996), 5위는 공필성(1184경기·1984∼1996)이다.
사실 롯데 입단 선수로 김민재와 전준호도 있지만 이들은 각각 SK 및 한화, 현대로 이적하면서 순수한 ‘갈매기’로 보기는 힘들다. 롯데 소속으로 김민재는 901경기(1991∼99), 전준호는 668경기(1991∼96)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강민호의 포지션을 보면 출전의 연속성에서 대단함이 느껴진다. 포수는 유격수와 함께 체력소모가 가장 많은 포지션. 더욱이 강민호는 중심타선에 배치되면서 ‘공격형 포수’의 계보를 이었다. 입단 첫 해인 2004시즌은 3경기 5타수에 그쳤지만 2006시즌부터 최기문에 이어 롯데의 주전포수로 자리를 잡았다.
단순 롯데에서만 활약한 것도 아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4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2009년과 2013년에는 WBC 대표팀으로 활약하며 국가대표 포수로 날개를 폈다. 올해초 WBC에는 부상 탓에 양의지에게마스크를 맡겼지만 강민호는 여전히 리그 정상급 포수로 활약 중이다.
포철공고를 졸업하고 롯데 유니폼을 입은 지 14년이 지났고 강민호는 딸아이까지 얻은 가장이 됐다. 그 세월의 흔적 동안 강민호는 롯데의 레전드로 변했다. 올 시즌 후 다시 FA 자격을 취득하는 강민호가 또 잔류한다면 그 기록은 또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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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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