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시즌 종료와 함께 베테랑 4인방의 FA계약도 종료됐다. 가장 큰 관심의 주인공은 ‘적토마’ LG 이병규(42·9번)다.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1997년 프로데뷔 이후 2007~2009년 일본 주니치 시절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LG 유니폼만 입고 뛰었다. KBO리그 통산 18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1, 2043안타, 161홈런, 972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단 한 경기에 나서 1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것마저도 팬들을 위한 선물에 가까운 자리였다.
홍성흔(40·두산)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2009~2012년(롯데)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문제는 끊임없이 새로운 얼굴이 쏟아지는 ‘화수분 야구’ 두산에서 홍성흔이 지명타자 자리를 꿰차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올 시즌 1군 출장 기록은 17경기가 전부다. 타율도 0.250(40타수 10안타)에 그쳤다. 베테랑 예우 차원에서 보류명단에 포함된다 하더라도 1군 활용도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세 번째 FA 자격을 얻은 정성훈(36·LG), 이진영(36·kt)도 또 한 번의 대형계약은 힘든 상황이다.
명예로운 은퇴는 생각보다 어렵다. 구단과 선수 사이에는 시각차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선수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선수생활을 이어가길 바란다. 나이가 들어 힘과 스피드는 떨어져도 경험으로 그 한계를 커버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단은 단순히 현재의 기량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지는 않는다. 팀 색깔과 연봉 등 종합적인 면을 고려해야 한다. 삼성에서 은퇴한 이만수 전 SK감독이나 양준혁 해설위원, 이종범 해설위원 등이 쫓기듯 유니폼을 벗어야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전성기를 함께한 스타라 할지라도 활용가치가 떨어지면 가차 없이 작별을 고한다. 그러나 적어도 팀을 넘어 한국야구에 많은 공헌을 한 선수라면, 그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팬들과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줘야하지 않을까. 노장들에게는 이래저래 추운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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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왼쪽부터) 이병규, 홍성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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