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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배우 김인권, 양아치에서 우직남으로 이미지 변신

입력 : 2016-09-20 07:00:00 수정 : 2016-09-19 18: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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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원 기자] ‘어디론가 빗나갈 것 같고 어른들의 말은 지지리도 듣지 않을 것 같은 불량 캐릭터.’

한마디로 ‘양아치’ 이미지. 배우 김인권이 그랬다. 그런 그가 요즘 많이 변했다. 영화 ‘광해:왕이된 남자’ 이후부터 ‘히말라야’를 거쳐 지금의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 그는 비바람이 불어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우직한 남자로 거듭났다.

배우 김인권은 ‘광해:왕이된 남자’에서 충신 캐릭터 도부장역을 맡아 "그대에겐 가짜일지 몰라도 나에겐 진짜다"라는 명대사를 남긴 채 가짜 광해를 위해 장렬하게 희생하는 감동의 연기를 펼친 바 있다. ‘히말라야’에서도 동료를 위해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 캐릭터로 깊은 인상을 줬다.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는 김정호의 든든한 조력자로 분했다. 끝까지 김정호가 큰 뜻을 이루는데 자신을 아끼지 않는다. 양아치에서 우직한 남자로 이미지 변신이 제법 그럴싸하다. ‘우직남’ 김인권을 만났다.

-영화를 본 소감은?

“이제 두 번 봤다. 배급 시사회 때도 좋았지만 VIP 시사회 때 더 편했다. 두 번째 볼 때가 좀더 이해를 할 수 있었고 감동이 더 있었다. 아마 친구, 후배, 가족과 함께 봐서 그런 것 같다. 추석 영화라서 그런지 시원하게 웃어주셨다. 특히 제 동서가 봤는데 영화를 좋게 본 것 같다. 팔이 안으로 굽는 거 아니냐니까 절대 아니라며 칭찬해줬다.”

-촬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광화문에서 지도를 펼치는 장면은 굉장한 부담감이 있었다. 김정호가 백두산에 올랐을 때 느끼는 감정 만큼이나 그 장면이 이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한편 광화문 세트를 만들어야 해서 제작비도 많이 들어간 장면이다. 미술감독님이 해태상 세트를 만들면서 너 때문에 이렇게 만들고 있다며 협박 개그까지 해서 다 어깨가 무거웠다.”

-광화문 장면을 잘 소화해냈나?

“그날은 제 자신에게서 아무것도 새어 나갈 수 없을 만큼 뭉쳐져 있었다. 날씨 바람 온도마저도 광화문에 펼쳐진 지도에 집중되는 느낌이었다. 촬영하면서 굉장히 감격했었다. 그 당시에 김정호의 예술혼이 전달되는 바로 느낌, 확신이 들었다. 이 영화가 이 장면에서 관객에게 많은 걸 느끼겠구나. 즐거운 부담감이었다.”

-목판 작업 장면을 위해 직접 배웠다는데?

“대동여지도를 재현한 바 있는 목우 조정훈 선생님에게서 배웠다. 처음에 음각부터 양각까지 많이 배웠다. 5~6회 찾아뵙고 한번 가면 3~4시간씩 배웠다. 어깨가 무지 아프더라. 목판을 가져와서 집에서도 계속 연습을 하니 나중에는 손에 익더라.”

-연기 중에 애드리브를 하고 싶지 않았나?

“애드리브는 없었다. 주어진 대사의 토시도 하나 틀리지 않고 연기했다. 단지 분위기에 맞는 제 정서만 어느 정도 섞었을 뿐이다. 유머 장면에서도 감독이 생각한 관객에 대한 애교라고 느꼈고 다만 저는 그 장면을 어떻게든 사극의 격에 떨어지지 않게 연기를 하는 게 제 과제였다. 믿음을 가지고 연기했다.”

-강우석 감독이 애드리브를 허용하지 않은 건가?

“나름 애드리브를 준비했었다. 내비게이션을 연상시키는 대사에서 순실이 목소리도 흉내내봤다. 열심히 준비하고 현장에 갔는데 5초 만에 모든 게 무너졌다. ‘감독님 들어보세요’ 하니까 ‘아니야’라고 자르셨다. 그땐 제가 생각해도 어설펐다. 영화와 관객과의 거리감을 이런 대사로 좁혀주는 거라 생각해서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배우가 감독과 교감을 많이 못했단 이야기로 들린다?

“저도 처음 한 발짝 떨어졌을 때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 제 맘을 읽으셨는지 감독님이 제게 ‘내 연출을 의심하지 마라’ ‘난 싼 마이 감독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다. 감독의 말을 믿고 연기를 했는데 나중에 보니 굉장히 치밀하셨다. 찍은 게 영화에 거의 다 들어갔다. 감독님에게서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의 완벽주의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지도가 틀려서는 안 되는 것처럼 연출도 틀려서는 안 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김정호 역할의 차승원과의 호흡은 어땠나?

“예전에 ‘시크릿’이라는 영화에서 한번 함께 했다. 그때는 진짜 형사 같은 느낌이었다. 무섭기도 하고 걱정에 빠져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번에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영화 속의 바로 그 모습이었다. 털털하고 사람 좋고 메사 알뜰하게 챙겨주는 그런 모습이더라. 마치 아버지 큰 형 같은 느낌이랄까. 연기호흡도 좋았다. 이번 차승원 선배와의 호흡은 앞으로 좀처럼 경험하기 힘들 것 같다. 코미디 연기의 합은 굉장히 미세하고 디테일하게 맞아야 하는데 어려웠던 만큼 그 희열은 굉장히 컸다. 최근 무대인사 차 기차를 탔는데 보통은 배우가 따로 앉아 가는데 옆자리 앉아서 농담해주며 편하게 해주시더라.”

-김인권에게 연기란?

“‘고산자’ 김정호의 지도처럼 가슴이 뛰게 하는 그런 것 같다. 더 많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 항상 좋은 연기를 하는 꿈을 꾼다. 아직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stara9@sportsworldi.com

사진=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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