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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로 다시 부활한 부활 보컬 김재희

입력 : 2016-05-12 09:12:18 수정 : 2016-05-13 16:5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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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류근원 기자] “제 주위에는 항상 죽음이 있었어요. 형이 그랬고, 어릴적 부터 친구였던 최진영, 그리고 그 누나인 최진실, 투투로 활동하던 친구 김지훈까지도…”

90년대 그룹 부활 3∼4기 보컬로 활동하던 가수 김재희의 회고다.

김재희는 100만장 이상 팔린 가요 ‘사랑할수록’을 부르고 교통사고로 사망한 형 김재기를 대신해 가수가 됐다. 김재희가 부른 애절한 톤의 ‘사랑할수록’은 당시 그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 놓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부활 멤버들과의 갈등으로 부활에서 탈퇴한 뒤 그는 끝없는 방황의 늪에 빠져 들었다.

“알수 없는 불안과 우울증, 계속된 과음으로 인한 알콜중독에 자살충동까지. 제 몸은 점점 망가져만 갔어요.”

하지만 한아이의 아빠로서 한 아내의 가장으로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등산으로 땀을 빼며 알콜중독을 이겨냈다. 기타를 들고 무작정 버스킹(거리공연)에 나섰다. 자살예방, 아동학대 방지를 외치며 길거리 콘서트를 열었는데 이름하여 ‘생명존중 콘서트’다.

때와 장소는 가리지 않았다. 후배들과 홍익대 고갈비집에서 저녁 8시부터 새벽까지 릴레이 공연으로 번 400만원(식당 음식 판매금액에서 원금을 뺀 금액)으로 연탄을 사서 어려운 이웃에 돌렸다.

이렇게 시작한 것이 올해로 3년째, 33회 공연이 됐다.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을 다 돌았다.

“스폰서가 어디 있어요. 공연을 위해 게스트를 섭외하다보면 ‘그래도 당신은 돈을 받을 것 아니냐’고 물어와요. 그럼 제가 되레 ‘그런 스폰서를 좀 소개시켜달라고’ 반문을 하곤 했어요.”

사비를 털었다.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우울증도 날아갔다. 신기한 일은 계속됐다. 돈을 쓰며 시작했는데 이젠 돈을 벌게 된 것. 의미있는 콘서트를 하는 ‘개념 가수’라는 소문이 나면서 후원자가 하나둘 늘어났다.

“어느 날 모영일 도매꾹 사장이 사정을 듣고 악기 사는데 보태라면서 2000만원을 줬어요. 캐나다 교민회장 초청으로 캐나다 공연도 했고요. 그러다보니 콘서트 외에 기타 행사 섭외가 들어오더라고요. 그게 제 주 수입원이 되더라고요.”

오는 21일 그는 인천 송도 트라이볼 야외무대에서 34번째 콘서트를 준비중이다. 취지가 좋다며 인하대학병원(원장 김영모)에서 적극적인 후원에 나섰다.

공연을 보다 풍성하게 하기 위해 뮤지컬 배우와 소프라노 등 11명의 출연진을 섭외했다. 또 전국에서 모인 11명의 대학생들과 함께 콘서트 기획부터 홍보까지 전담하는 ‘콩나무 외인구단’이라는 팀도 구성했다. 물론 다 재능기부다.

“1차목표는 100회 공연을 잘 마치는 것이고 2차 목표는 공연을 뮤지컬화하는 것이고 나중엔 재단을 만들고 싶습니다.”

개념가수 김재희는 말한다. 공연을 하고 나면 여운이 남았었는데 이제는 사명감이 남는다고.

stara9@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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