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신문에서 본 내용이다. 내용인즉슨, “어려서는 어머니를 따르고 커서는 아내를 따르며 늙어서는 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라는 것이다. 삼종지도(三從之道)란 잘 아는 것처럼 여자가 따라야 할 세 가지 도리로서 어려서는 어버이께 순종(順從)하고 시집가서는 남편(男便)에게 순종(順從)하고, 남편(男便)이 죽은 뒤에는 아들을 따르는 도리를 말함이다. 이 개념이 완전히 대치되어 남자로 태어나서 편안히 살려면 결국 여자에게 잘 하라는 내용이다. 여자의 위상이 높아지다 못해 여필종부(女必從夫)의 개념이 남필종부(男必從婦)와 같은 삼종지도가 되어버린 것이다. 시대가 달라져도 한참이나 달라졌다.
그러나 옛사람들이라 해서 무조건 여자를 무시하거나 하대한 것은 아니었다. 남녀의 구분과 질서를 엄정히 하기는 했으나 그 역할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침범하지 않고자 함이었다. 옛 말에도 여자가 한을 품으면 한 여름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했듯이 함부로 여자들의 기분과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게 여겼고 이것은 신분이 높을수록 더 그렇게 생각했다. 여자의 기운은 원래가 음(陰)이므로 드러나지 않는 그림자와 같은 내조와 역할이 합당하다고 본 것이기도 하지만, 음이라는 기운은 양에 대적할 때 아무리 약해 보여도 위력을 발휘한다. 옛 사람들은 이를 알았기에 남자들의 대사(大事)에 여자를 끌어들이거나 하는 것을 꺼려했다. 베갯잇 송사에 비밀은 새어 나가고 따라서 일을 망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심지어 나라에 상소를 올리는 곧은 선비도 상소문을 쓸 때는 아내도 모르게 항아리에 들어가서 숨 죽이며 썼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적도 있다.
모든 일을 마음 먹은 대로 성취시켜 주는 여의주(如意珠), 우리는 살아가면서 손에 여의주 같은 것을 하나라도 지니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한다. 여의주는 용이 쥐고 있다. 용은 원래 물에 사는 신비한 존재다. 용이 산다고 알려진 용궁(龍宮)은 물 속 깊은 곳에 있다고 알려져 있고 그래서 용궁은 생명을 잉태시키는 여자의 자궁을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여의주의 여(如)자는 계집녀에 입구(口)가 합쳐진 글자다. 여자가 말하는 대로, 여자가 뜻하는 대로 된다는 뜻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그래서 여자의 악담이나 한(限)은 그만큼 위력이 강하다는 것을 옛 선인들은 알았던 것이다. 왜 여자의 말을 잘 들어야 하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이런 이유로 여자들 역시 입을 조심하고 말을 조심해야 한다. 화가 난다고 남편에게 악다구니를 쓰거나 악담을 하게 되면 남편이나 아이들 일이 잘되질 않는다. 화가 나도 감정을 누르고 좋은 뜻과 좋은 말을 해야 한다. 여자들의 말은 기운이 강하기 때문이다. 여자들에게 현모양처(賢母良妻)의 미덕을 강조한 이유다. 시대가 바뀌고 여자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지혜롭게 발휘되는 여자의 기운은 가정을 복되게 하고 사회와 국가를 견고하게 한다. 사주명리학적으로도 여자는 남자에게 있어 재성(財性)이 된다. 남자에게 있어 여자덕이 없으면, 즉 처덕(妻德)이 없으면 재물도 멀다고 봐야한다. 여자에게 잘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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