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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의 풍경소리] 고사상 돼지머리의 의미

입력 : 2016-02-21 18:17:40 수정 : 2016-02-21 18: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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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많이들 돼지 머리를 놓고 시산 재를 지내며 고사겸 신년 하례식을 지내기도 한다. 초현대식 빌딩의 준공식이나 기공식때 심지어는 인공위성을 하늘에 쏘아 올리는 자리에서도 돼지머리를 앞에 놓고 고사를 지낸다. 이것은 인간 본연의 욕구와 바람이 민족 고유의 전통과 접목되어 잘 되기를 바라는 기원(祈願)의 제천의식으로 볼 수 있다.

돼지머리를 역학적인 의미로 보면 돼지는 간지(干支)로 보면 해(亥)가 되는데 해묘미(亥卯未)로 삼합(三合:세개 오행의 합)에서 목국(木局:나무로 무리를 이룸)이 된다. 목(木)은 오행인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에서 처음에 있으니 시작을 의미하며 해(亥)는 목(木)의 장생지(長生地)로서 새롭게 태어나 자라는 것을 뜻한다.

또 한편 우리민속인 윷놀이에서 ‘도’는 돼지를 상징하는 동시에 시작을 의미하여 ‘시작이 반’ 이라 하므로 돼지머리를 차려놓고 일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돼지는 ‘도야지’ 또는 ‘돼야지’라고도 부르는데 이 말은 잘 되기를 바라는 뜻의 ‘되야지’와 발음이 비슷하다. ‘돼지’라는 말 역시 잘 되어가는 상태를 이르는 ‘OOO이 잘 되지’와 발음이 같으므로 앞으로도 계속 잘 되기를 염원하는 것이다.

돼지의 한자말 ‘돈(豚)’은 우리말 ‘돈’과 같은 소리 말이다. 다산성(多産性)인 돼지가 새끼를 많이 낳듯 많은 돈을 벌어 부귀영화를 누리기 바라는 마음으로 돼지주둥이나 콧구멍 양쪽 귀구멍에 돈을 물리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돼지는 항상 꿀꿀거려서 ‘꿀꿀이’ 라고도 하는데 자연스레 ‘벌꿀’이 생각나고 또 돼지는 틈만 나면 꿀 맛 같은 단잠을 자므로 ‘꿈’이 연상된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돼지머리를 매개물로 하여 희망의 ‘꿈’이 실현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고삿상(告祀床)마다 빠지지 않고 오르는 돼지 머리를 보면 온 몸을 희생하며 죽어서도 하늘을 향해 빙긋 웃으며 길러준 사람들의 복을 비는 듯한 천연스런 모습은 뭉뚝한 들창코와 묘한 조화를 이루어 자못 풍자적이고 해학적이며 상서스런 기운이 감돈다.

돼지머리가 굿이나 고사에서 시작과 소원을 비는 사자로 등장한 현실적 이유는 소(丑)에 비해 서민들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쇠머리를 제물로 바치려면 소 한 마리를 통째로 잡아야 하는데 옛날과 같이 소가 귀한 시기에 그것을 구하여 제물로 쓰기는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구하기가 쉬운 돼지머리를 자주 쓰게 됐고 역(易)의 이치에서 돼지(亥)는 하늘과 소통이 되는 기운이 있다.

돼지머리 고사가 엄숙한 제사의식과 함께 흥겨운 잔치마당으로 치러지면서 최첨단 과학과의 기묘한 만남이 계속되고 있는 데에는 '돼지머리'라는 우리말에서 알게 모르게 연상되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의미가 복합적으로 상승작용을 하여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도 전혀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돼지는 동작이 느리고 음식 욕심이 많은 까닭에 욕심 많고 우둔한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고 있는 반면에 복 횡재 승진 소식 등을 가져다주는 동물로 여겨지고 있다. 그래서 일까? 사람들은 돼지꿈을 꾸면 이튿날 복권을 구입한다. 반드시 당첨된다는 보장은 없으나 돼지가 복을 상징한다고 믿어온 속신과 무관하지 않은 듯싶다.

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02)533-8877

김상회의 풍경소리에서는 부산 및 지방 애독자들을 위해 전화 상담을 진행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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