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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인터뷰] 노덕 감독 "영화는 관객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입력 : 2015-10-29 19:56:15 수정 : 2015-10-29 19: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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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한준호 기자] 노덕 감독의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를 보고 놀라웠다. 이미 3년 전 멜로 영화 ‘연애의 온도’를 통해 빛나는 감각을 선보인 노덕 감독이다. 신인 감독들은 많아도 연속으로 작품을 내놓는 감독들은 거의 없다. 노덕 감독은 ‘특종: 량첸살인기’로 멜로뿐만 아니라 스릴러에도 재능이 있음을 드러냈다.

‘특종: 량첸살인기’는 방송기자 허무혁(조정석)이 해고와 이혼 위기에 몰리면서 시작한다. 이내 특종을 잡으면서 인생 반전의 기회를 얻는 듯 보였지만 스스로 크나큰 오보를 자행했음을 깨닫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언론계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소재와 주제다.

“취재는 했죠. 취재 전에 시나리오를 다 썼고요. 내가 쓴 시나리오가 리얼리티 있나 검증하는 차원에서 취재를 한 거에요. 조금 안맞는 부분이 있었는데 안 맞아도 영화적으로 밀고 간 부분도 있거요. 대체적으로 기자님들이 고문과 검증을 해주셨어요. 찍는 중간에도 궁금하면 용어나 이런 것들을 물어봤죠.”

특종의 희열은 기자가 아니고는 느끼기 어렵다. 노덕 감독은 특유의 공감 가는 연출로 이를 잘 보여줬다. 위기에서 성공으로 다시 위기를 향해 빠져드는 주인공을 연기한 조정석의 ‘안성맞춤 캐스팅’도 노덕 감독이었기에 가능했다.

“캐스팅이 어렵지 않았냐고요? 아니요. 시나리오 주는 것 자체가 신중하게 갔어요. 고민을 많이 하고 어떤 배우를 캐스팅 할 지 의견 조율과 구체화 과정을 거쳤어요. 실제 답을 받고 그런 건 어렵지 않았는데, 선택하는 과정이 어려웠죠. 조정석 씨는 기자라기보다는 지금 부인한테 타박당하고 회사에서는 잘릴 위기의 남자로서 캐스팅 했고요. 그의 아내로 나오는 이하나 씨는 너무 센 느낌보다 여성적이고 감성적인 배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영화에는 또 한 사람의 중요한 배우가 등장한다. tvN 드라마 ‘미생’으로 유명한 김대명이다.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상당히 비중 있는 캐릭터다. 허무혁을 천당과 지옥으로 몰아넣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 허무혁 기자의 상사인 유팀장 역 태인호도 ‘미생’에 나왔는데 이번 영화에 출연한다.

“김대명 씨는 ‘미생’ 보고 캐스팅 한 게 맞아요. 한참 범인 역할에 어떤 배우가 어울릴까 심각한 고민을 했어요. ‘미생’을 보고 좋은 역할인데 서늘한 느낌이 있더라고요. ‘‘미생’과는 반대의 캐릭터도 재미 있을 것 같아서 접촉하게 됐죠. 태인호 씨는 ‘연애의 온도’ 때 잠깐 일을 했어요. ‘미생’ 보고 오히려 반가웠고, 연기 잘하는 분인데 응원하는 기분으로 봤죠.”

노덕 감독은 서울예대 98학번이다. 서울예대가 지금의 위치가 아닌 명동에, 역시 지금과는 다른 서울예전으로 불리던 때였다. 원래 글 쓰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노덕 감독이었다. 그러나 운명은 서울예전 영화과 합격을 노덕 감독에게 선사했다. 

“오히려 글 쓰는 것에 관심 많아서 그 쪽에 지원을 많이 했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보자 이런 마음이었는데 서울예전 영화과에 합격과 동시에 고민했죠. 한 번 해보고 싶더라고요. 그렇게 크게 생각한 건 아니었는데 한 번 공부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또 영화과 간 것 자체가 제가 만화를 좋아해서에요. 그 때만 해도 애니메이션 해보려고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흥미가 떨어졌어요.”

이후 ‘지구를 지켜라’ 스크립터로 시작해 현장에서 많은 것을 배우면서 영화감독의 꿈을 키웠다. ‘특종: 량첸살인기’의 탄생 역시 노덕 감독의 영화 입문처럼 뜻밖이었다.

“‘연애의 온도’ 만들기 전에 써놓은 작품이에요. ‘연애의 온도’는 이 작품 전에 미리 써놓았는데요. ‘연애의 온도’를 쓰고 3년 지나도록 영화화되지 못했는데 멜로에만 3년 정도 매달리니까 지쳤거든요. 그래서 장르적이고 영화적인 걸 하면서 머리를 환기시키고 싶어서 하게 된 작품이죠.”

어쨌든, 노덕 감독은 근래 보기 드문 여성 감독이다. 영화계에 여성 스태프들이 절반을 넘어선 상황이지만 여성 감독은 여전히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노덕 감독은 이를 그다지 의식하지 않았다.

“여성 감독이요? 별로 의식하진 않아요. 감독은 저지만 스태프들도 여자들이 반은 돼요. 다들 즐겁게 떠들면서 작업해요. 제가 약간 중성적인 것 같아요. 약간 제가 성격이 털털한 게 있어요.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기보다는 털털하거든요. 그래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요. 주변을 보면, 남자 감독님들 중에는 여성스런 분들이 있으세요. 남자 감독들도 무척 섬세하고 그런 걸 보면, 전 툭툭 표현하는 스타일이에요. 나쁘게 이야기하면 신중하지 못하고 좋게 이야기하면, 시원시원한 거죠.(웃음)”

또 하나. 노덕 감독은 이야기의 신선함이나 재미 외에도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독특한 능력을 보여줬다. ‘연애의 온도’뿐만 아니라 이번 ‘특종: 량첸살인기’는 남녀 관객 모두에게 절묘한 공감대를 형성하게 만들었다. 노덕 감독은 ‘영화는 관객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같은 것으로 배웠다’는 말로 자신의 영화관을 표현했다. 차기작을 머릿 속에 구상 중인 노덕 감독의 차기작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이미 노덕 감독의 가능성은 충분히 검증됐다.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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