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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가수 이정현’ 전에 ‘배우 이정현’ 있었다

입력 : 2015-08-11 09:39:15 수정 : 2015-08-11 09: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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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이정현이 돌아왔다. 이번엔 영화배우 이정현이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이정현의 원톱 주연작이다. “‘꽃잎’ 이후 20년 만에 원톱 주연을 맡았다”고 방그레 웃는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 제대로 미친 연기를 보여주며 배우로서 진가를 보여줬다. 사실 이정현을 떠올리면 ‘와’, ‘너’, ‘줄래’ 등의 히트곡을 보유한 가수로 인식돼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정현이 불렀던 노래는 십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또 중국활동을 통해 국경을 초월한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

하지만 ‘가수 이정현’이 있기 전에 ‘배우 이정현’이 있었다. 그녀는 항상 연기에 목말라 있었고, 가수 활동으로 인해 연기자의 길을 걷지 못했다. 그러던 중 박찬욱 감독의 단편작 ‘파란만장’으로 연기활동을 재개했고, ‘범죄소년’, ‘명량’을 통해 다시금 배우로 주목받게 됐다. 특히 이정현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생활의 달인 수남 역을 맡아, 웃픈 삶의 굴곡을 여실히 그려냈다. 오직 이정현만이 할 수 있는 영화이자, 역할이었다.

“우리나라에선 원톱 여자영화가 없잖아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철저히 여자 주인공이 이끌어가는 이야기인데, 박찬욱 감독님이 ‘최고의 각본’이라고 추천해 주셔서 출연하게 됐어요.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뭔가에 홀린 듯 1시간 만에 다 읽었고, 곧바로 출연하겠다고 얘기했죠. 오죽하면 안국진 감독님께서 다 읽었냐고 몇 번이고 재차 물어볼 정도였어요.”

지난해 이정현은 1700만 관객을 동원한 ‘명량’에서 남편을 전쟁터에 보낸 벙어리 정씨 여인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대사 한 마디 없지만, 언덕 위에서 치마를 흔드는 장면이 여전히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참 힘든 역할이었는데, 이정현은 또다시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몸 고생을 자처했다.

“‘명량’ 이후로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왔어요. 하지만 대부분 소모적인 캐릭터였죠. 그러던 중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만나게 됐어요. 극중 수남은 청소를 참 잘 하잖아요. 제가 실제로도 청소를 잘 하거든요(웃음). 그래서 청소는 크게 문제 없었고요. 다만 스쿠터는 커녕 자전거도 못탔는데, 촬영 3일 전부터 맹연습해서 겨우 탈 수 있었어요. 몸은 힘겨웠지만,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여성이 중심이 되는 영화지만, 노출 따윈 전혀 없었다. 그동안 한국 영화계에서 여배우는 늘 노출을 담당해왔던 상황. 그런 점에서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새로운 여성영화의 흐름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여배우를 통해 영화적으로 뭔가를 얘기를 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참 좋았어요. 사회적인 문제들을 많이 다뤘고, 이를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풀어가면서 흥미를 더했죠. 가끔은 과감하고 잔인한 장면도 나와요. 마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처럼 굉장히 인상적인데, ‘정말 신인감독이 맞나’ 의심이 들었죠. 또 여자의 심리를 잘도 파고드는데, 처음엔 게이인줄 알았다니깐요(웃음).“

그렇다면 이정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이루고 싶은 건 뭘까. 또 배우로서 목표도 궁금했다.

“영화계에 데뷔한지 벌써 20년이 넘었어요. ‘꽃잎’을 끝내고 이 작품을 했다면, 지금 같은 연기는 못했을 거예요. 지난 기간 동안 쌓아온 연기, 가수, 삶의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고요. 또 나이가 드니깐 감정의 폭이 풍부해졌어요. 이 작품을 계기로 배우로서 역량을 더욱 넓히고 싶고요, 기회가 된다면 새 앨범도 발표하면서 한국팬들 앞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어요.”

giback@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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