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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동페리 타고 중국 산동성 속살을 들여다 보다

입력 : 2015-05-20 22:33:37 수정 : 2015-05-26 20: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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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대 카페리 뉴골든브릿지5호 타고 산동성 주요 도시 관광
위동항운 ‘펀 페리’ 표방하며 즐길거리 가득 제공…선상 불꽃쇼 볼만
중국5악 으뜸 태산에 오르니 근심걱정 ‘훨훨’…제남 표돌천 샘물 ‘천하제일’
〔중국(산동)=글·사진 강민영 선임기자〕 배를 타고 떠나는 여행은 셀레임을 더한다. 바다, 하늘, 그리고 도착해서 구경할 눈요깃거리가 반기기 때문이다. 한국언론인 19명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중국 산동성 홍보 팸투어에 나섰다. 이틀은 배안에서 오고가고 지냈다. 실제로 산동성 여행기간은 2박3일에 불과해 빠듯한 일정으로 새벽부터 짐을 꾸려야 했다.

산동반도는 지리적으로 예부터 한국과 가까워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진 곳이다. 하지만 산동성의 속살을 제대로 들여다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공자와 맹자가 중국을 대표하는 성인이라는 것은 초등학생도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두 성인이 산동성 출신이라는 것은 잘 모른다. 공자는 산동성 곡부, 맹자는 추성 출신이다. 두 지역은 2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라는 시로 유명한 태산도 산동성에 있다. 태산은 중국5악 중 제1명산으로 중국의 영산(靈山)으로 통한다. 이렇듯 산동성은 산수성인, 문화성지다. 산동성 홍보 팸투어 일행이 찾은 곳은 청도와 태안, 그리고 제남이었다. 청도는 인천에서 출발한 카페리호의 기착지이고, 태안은 태산을 오르기 위해, 제남은 천하제일 샘물 관광지인 표돌천을 보기 위해서였다. 

◆아시아 최대 카페리 선상서 불꽃쇼를 관람하다

12일 오후 5시30분. 일행은 태운 뉴골든브릿지5호 카페리 선박이 서서히 인천 제2국제여객터미널에서 육중한 몸을 빼낸다. 3만톤급 뉴골든브릿지5호는 카페리로는 아시아 최대를 자랑한다. 한중합작 회사인 위동항운 소유다. 

위동항운은 단체고객에 한해 신청을 받아 선상 칵테일 파티를 진행한다. 우리 일행의 인원은 21명(위동해운 스태프 2명 포함)에 불과하지만 칵테일 파티를 경험해본다. 와이셔츠에 나비 넥타이를 매고 샴페인과 와인을 음미해본다. 

갑자기 갑판 쪽이 시끄러워진다. 해가 지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해는 산 너머로도, 지평선으로도, 바다로도 지지만 바다에서의 일몰(선셋) 체험은 황홀경 그 자체다. 지난 겨울 말레이시아 관광지 랑카위에서 요트를 타고 평생 잊지 못할 장엄한 센셋을 체험한 기자로선 카페리에서의 그것고 당연히 비교하고픈 욕구가 발동한다. 그렇다면 시간을 지체해선 안 된다. 자칫하면 결정적인 장면을 놓쳐버릴 수 있으니까. 

갑판으로 나가보니 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오월의 바닷바람인데도 몸이 중심 잡기기 쉽지 않다. 거친 바닷바람에 처녀들의 머릿결이 사정없이 휘날린다.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들려온다. 생판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대자연이 빚어내는 엄숙하고도 환상적인 장면 앞에선 급속도로 하나가 된다. 혼자 셀카를 찍고 있자 한 여인이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나선다. 배 여행에서 이런 일은 다반사다. 여행은 사랑을 잉태하는 어머니다. 장엄한 오후, 황홀한 오후가 태양이 뿌리는 환희의 빛과 함께 조용히 저문다. 해는 해요, 바다는 바다일뿐. 하루에도 수없이 만나고 헤어지는 데도 두 존재는 결코 싸우지도 그렇다고 사랑하지도 않는다. 단지 공존하고 의존할 뿐이다. 

잘 차려진 만찬은 즐거웠다. 칭타오 맥주를 원없이 마시며 건배를 외친다. 러브샷이 오가며 분위기는 쑥쑥 자란다. 주머니 사정대로 원하는 식사를 할 수 있는 게 위동 카페리의 특징. 지상에서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밤바다를 보며 카페에 앉아 사랑을 속삭일수도 있다.

“승객여러분, 잠시 선상 나이트와 불꽃쇼를 즐겨 볼까요.”

안내방송이 객실 스피커를 거세게 흔들어댄다. 스피커 시설이 너무 좋아 귀가 아플 정도다. 선수쪽 갑판으로 나오자 벌써 몸을 흔드는 사람들이 보인다. 반짝 나이트클럽 체험이다. 작렬하는 싸이키 조명에 몸을 잠시 맡겨본다. 7080을 위한 고고와 디스코 메들리다. 

“피웅∼ 펑펑펑!” 불꽃이 하늘로 치솟는다. 화약의 장렬한 전사와 함께 멋진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는다. 카페리에서 보는 불꽃쇼라니.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가는 선상 불꽃쇼는 위동해운 카페리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하고 잊지 못할 추억이다.

이제 카페리 곳곳을 돌아보며 배 구경이나 할 생각이었는데, 이번엔 선내 쇼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는 소식이다. 금상첨화로구만. 뷔페식당 메인테이블은 어느새 귀빈들을 위한 메인 좌석으로 탄생하고 속속 몰려든 인파가 진을 치며 기다린다.

강렬한 비트의 올드 팝송이 스피커에서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진다. 잠시나나마 품었던 세월호 트라우마가 한순간 사라지는 듯하다. 승무원들이 중심이 되어 펼치는 춤과 노래, 그리고 전문 마술인의 마술쇼, 거기에 고전무용까지 이어진다. 승무원 공연은 한시간 가까이 이어지며 밤의 열기를 선도한다. 관성의 법칙이 적용된다. 유흥을 멈출 수 없다. 덮여진 열기를 배출할 장소가 필요하다. 노래방으로 눈을 돌린다. “이곳 노래방 시설이 괜찮다지. 노래방 어때?” 누가 선동을 했는지 모르지만 일행의 발길은 약속이라도 한듯하다. 노래방의 문은 결국 열렸다. 

노래방 비용도 육지와 똑 같다. 수요와 공급이 안 맞는 탓에 바가지 요금이 등장할 법도 한데 경제법칙이 통하지 않는 마법의 공간이다. “아 옛날이여∼” “님은 머언 곳에∼” 자신의 청춘시절을 밝혔거나 동반자가 되어주고 있는 노래들이 먼저 무대를 장식한다. 마이크 시설, 조명 나무랄데가 없다. 넓고 넓은 칠흑같은 바다를 땀을 뻘뻘 흘리며 달려가는 뉴골든브릿지호. 배안에서 이루어지는 천차만별의 사연을 싣고 그녀는 오늘도 어김없이, 고장없이 목적지를 향한다.

자정으로 가는 초침을 잡을 용기가 없다면 잠을 자야지, 별 수 있겠는가. 몸을 누인 침대는 2인1실 디럭스로열클래스룸이다. 배삯만 왕복 30만원이 넘는다. 웬만한 모텔에 머금가는 크기다. 화장실에 욕조까지 갖췄다. 취기가 없는 건 아니지만 감각을 못 느낄 정도는 아니다. 출렁거림이 전혀 없다. 큰 배는 웬만한 파도에는 끄덕하지 않으니, 멀미할 일도 없다. 가만히 누워 있으면 약간의 배 엔진 진동이 배를 간지럽히는 수준이랄까.


◆청도(맥주박물관), 태안(태산), 제남(표돌천)

오전 11시 청도항, 장장 17시간을 배안에서 보내고 중국 땅에 발을 내디뎌본다. 입국 수속도 전혀 까다롭지 않다. 비행기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청도 시내를 둘러볼 시간이다. 소어산공원(해발 80여m)에 올라 청도의 신구시가지를 한눈에 담아본다. 

청도는 맥주가 유명하다. 녹색 캔이 인상적인 칭타오 맥주는 맛이 순하면서 독특한 풍미를 자랑한다. 청도맥주박물관은 그 자체가 별 4개짜리 국가관광명소다. 청도는 19세기말 독일 식민지가 되었다. 청도라는 이름도 독일황제가 새로 붙였다. 1903년 맥주공장이 설립돼 일제를 거쳐 중국 맥주의 본산 역할을 해왔다. 박물관엔 독일사람들이 만든 맥주제조시설과 함께 실제로 칭다오 맥주생산라인을 볼 수 있다. 생맥주 원액도 무한리필(?)로 맛볼 수 있다.


청도에서 태산이 버티고 있는 태안까지는 버스로 5시간이 소요된다. 조선족 출신 가이드는 중국에서 5시간은 옆 동네 마실가는 정도로밖에 여기지 않는다고 일침을 준다. 그렇게 마음 먹고 지루해 하지 말라는 것이겠지.

태산 입구에 도착해 하늘을 쳐다본다. 태산 정상은 보이지가 않는다. 지리산처럼 넓은 지역을 품고 있는 태산 꼭데기가 그리 만만하게 모습을 보일 거라고 생각한 내가 바보였다. 

태산을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 아날로그로 계단을 걸어서 올라가는 방법과 케이블카를 이용해 단숨에 오르는 방법이 그것. 시간에 쫓기는 나그네는 케이블카를 선호한다. 케이블카를 타는 데까지도 한참 멀다. 셔틀버스를 타고 산길을 15분여를 가야 한다.


해발 800고지의 중천문에서 케이블카에 올라탄다. 출발부터가 아찔하다. 겁먹지 않은 척 10분정도 몸을 맡기니 태산이 어렴풋하게 눈에 들어온다. 정상인 옥황정은 여기서도 보이지 않는다. 광장처럼 잘 닦여진 길을 10여분 걸으면 남천문이 나타난다. 중천문에서 남천문까진 3000여개의 돌계단이 있다. 남천문은 총 7000여개 태산 계단길(십팔반)의 종착지나 마찬가지인 곳이다. 이곳부터는 ‘천가’라 불린다. 하늘에 오르는 길이라는 뜻이다. 600여m 이어지는 천가에선 말 그대로 선경이 펼쳐진다. 두말할 필요 없다. 태산에 한번 올라 보시라.

거기서 20여분 정도 더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니 더 이상 갈 데가 없다. 정상인 옥황정(1545m)이다. 이곳에선 두보의 시에 나오는 ’기필코 정상에 올라 둘러보니 뭇산이 작기만 하구나’ 하는 경치를 체험할 수 있다.


태산은 자고로 황제를 위한 산이었다. 태산 정상인 옥황정은 하늘로 가는 지름길로 통했다. 당연히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하늘의 지존인 옥황상제께 제사를 지내며 국태민안을 기원했다.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의식이 봉선의식이다. 상나라, 주나라 등 72명의 왕이 이곳엣 봉선의식을 치렀다. 진시황도 분서갱유 후 3년이 지나 태산을 찾았다고 한다. 천하통일을 한 황제이건만 하늘이 무섭긴 무서웠나 보다. 진시황이 태산을 오르며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소원성취의 산으로 잘 알려진 태산이지만 태산은 결코 진시황의 불로장수 소원을 들어주지 못했다.

지금도 태산에선 소원을 품은 순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소원을 품고 수천개의 돌계단을 오르고 또 올라 정상 근처 사당에서 향을 태우며 소원을 비는 모습은 경건하기 짝이 없다.


산동성정부 소재지 제남(지난)은 예부터 ‘샘물의 도시’로 불려왔다. 집집마다 샘물이고 대문마다 버드나무가 있는 아름다운 도시다. 실제로 땅에서 온천처럼 맑은 물이 펑펑 올라오는 곳이 수백 곳에 달한다. 제남에는 72개의 명천이 있다. 그 중 천하제일샘이 ‘표돌천’이다. 한국의 광한루원 규모의 이곳의 샘에선 맑은 물이 숫구쳐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표돌천은 제남 3대 명승지 중 하나다. 정자, 사당, 정원, 회랑 등의 시설이 잘 정비돼 있다. 시내 중심가에 있어 접근이 용이하고 공원처럼 조성돼 있어 시민들의 휴식처이기도 하다. 기공수련을 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태안에서 제남을 거쳐 다시 청도로 돌아오는 길은 갈 때와 다른 모습이다. 몸은 피곤해도 마음만은 선경과 비경을 체험한 기쁨으로 가득차 있다. 발전하는 중국의 모습이 이제 제대로 그려진다. 산동성은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마지막날인 16일 이른 아침에 얼굴을 내민 태양이 유난히 반갑다. 그래서 여행은 무리를 해서라도 꼭 떠나봐야 하는 법이다. 

◆중국 청도 여유국 왕숙연 부국장 “단기관광비자 면제 고려중”

여행 이틀째인 13일과 사흘째인 14일 저녁 각각 청도시 여유국(관광국)과 산동성 여유국 초청으로 만찬이 이루어졌다. 청도시를 대표해서 나온 왕숙연 청도시 여유국 부국장의 인사말을 요약한다.


“청도시 관광국을 대표해 한국 언론인 답사단 일행이 청도를 방문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통계에 따르면 청도에 자리잡고 있는 한국회사는 5500여개가 있으며 장기거주하는 한국인만해도 10만여명이 달한다. 2014년 청도를 찾아주신 한국관광객이 36만명에 달했고 또한 한국으로 관광 나간 청도 관광객은 23만명에 달했다.

한국은 이미 청도에 있어서 제일 큰 인바운드 시장이 되었으며 한국도 청도에 있어서 이주 큰 인바운드 시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청도는 중국의 중요한 경제중심도시이자 역사문화도시이며 우수관광도시이다. 산, 바다, 도시가 잘 결합돼 있고 ‘세계적인 아름다운 해안도시’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9월21일부터 21일까지 세계레저월드대회도 청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작년 7월 한중 양국정상은 올해와 내년을 한국관광의 해로 정하고 단기관광비자를 면제하는 방안을 상의중이다. 감사합니다.”


mykang@sportsworldi.com



<사진1> 위동항운의 주력 카페리인 뉴골든브릿지5호. 카페리로는 아시아 최대 크기인 3만톤 급이다.

<사진2> 여행은 정신없이 살아온 나를 되볼아보는 소중한 기회다. 바다를 바라보며 떠나는 여행은 더욱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하고 뜻밖의 추억을 안겨준다. 중국 청도로 향하는 뉴골든브릿지5 선상에서 한 여행객이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3> 가야만 돌아오는 법이다. 태양도 져야만 밝은 아침을 안겨줄 수 있다. 지는 태양을 거대한 배 위에서 바라보는 것은 삶의 기쁨 중 하나다. 12일 오후 여행객들이 장엄한 일몰의 현장을 지키고 있다.

<사진4> 12일 오후 중국 산동성 홍보 팸투어 일행이 선상 칵테일 체험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5> 선상 불꽃쇼. 일기가 좋지 않는 날을 빼놓고 거의 매일 선상에서 열린다.

<사진6> 선상 불꽃쇼.

<사진7> 선내에서 승무원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8> 위동페리의 자랑인 마술쇼 공연.

<사진9> 청도시 소어산(小魚山)공원에서 바라본 청도시 전경. 신구 도시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진10> 청도맥주박물관. 청도맥주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사진11> 중국 제1명산 태산을 걸어서 오르려면 큰 맘을 먹어야 가능하다. 태산 천가(天街)를 지나 정상인 옥황정으로 향하는 등산 인파.

<사진12> 태산 남천문.

<사진13> 산동성 제1의 도시 제남은 ‘샘물의 도시’로 통한다. 72개의 유명 샘물지 중 표돌천이 으뜸이다.

<사진14> 표돌천은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잘 조성돼 있다.

<사진15>제남시에서도 대중교통수단의 하나인 오토바이 물결을 이어진다.

<사진16> 인천항 내항에 입항하기 위해 갑문을 통과하고 있는 뉴골든브리짓5호. 갑문을 통과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인천-청도 관광의 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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