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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 알고 보면 재미있는 ‘축구화 전쟁’

입력 : 2014-06-17 14:40:03 수정 : 2014-06-17 15: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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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의 축구화를 착용한 한국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7일 브라질 아레나 판타날에서 열린 훈련에서 팀미팅을 갖고 있다. 쿠이아바(브라질)=김두홍 기자
브라질 월드컵을 겨냥한 스포츠 브랜드의 축구화 전쟁이 뜨겁다.

월드컵은 지난 4년간 스포츠 브랜드가 발전시킨 축구화 관련 기술력이 여실히 드러나는 시험대다. 대표팀은 나이키가 제작한 경기용 유니폼과 훈련복, 에버랜드 패션부문 갤럭시가 제공한 단복을 맞춰 입지만 축구화는 선수 각자의 취향에 따라 골라 신을 수 있다. 각 브랜드들은 대표팀 선수들에게 자사를 대표하는 축구화를 지원해 제품의 우수성을 알린다. 올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선택한 축구화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양대 빅 브랜드에 미즈노와 푸마까지 더해진 4파전의 형세다. 4년전 남아공 월드컵 당시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나이키(14명)·푸마(4명)·아디다스(3명)·미즈노(2명)를 선택했지만,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미즈노를 신고 나서는 선수들이 늘었다. 올해는 나이키가 8명으로 가장 많고 미즈노가 7명와 아디다스가 7명, 푸마가 1명이다.

각 브랜드들은 낙점한 선수들에게 축구화 등 용품 등 현물과 함께 현금도 지원한다. 호날두, 메시 등 글로벌 스타급은 수십억원대의 금액을 챙기기도 한다. 스포츠 용품 업계에서 ‘홍명보호의 블루칩’으로 통하는 선수는 구자철로 알려져 있지만 월드컵 본선에 나가는 대표팀 전원의 몸 값은 이미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후원을 받는 선수들에게는 월드컵 본선 엔트리 합류, 경기 결과 등에 따른 복잡한 옵션 계약이 따라 붙는다. 
▲ 나이키

대한축구협회를 후원하는 나이키는 한국 축구시장에서는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번 월드컵 역시 가장 많은 선수들이 나이키를 골랐다. 나이키에서 가장 최근에 출시된 축구화의 특징은 ‘양말처럼 신는다’는 개념이다.

나이키의 축구화 마지스타와 머큐리얼은 농구화처럼 발목까지 올라오는 낯선 모습이다. 최신 갑피 기술인 ‘플라이니트’기술을 적용해 양말을 신은 듯한 착용감은 물론 발을 공에 최대한 밀착시켜 세밀한 볼터치와 컨트롤을 가능하게 한다. 발목에서 발 아래까지 완벽히 감싸는 형태의 디자인은 발과 지면 그리고 공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도움을 준다. 기존 축구화는 갑피에 여러 겹의 소재를 덧대는 방식으로 마찰력을 증대시켰지만 나이키의 플라이니트 기술은 직물을 직접 짜는 방식으로 마찰력을 만들어 최상의 볼 터치가 가능하다. 우리 대표팀에서 나이키를 신고 출전하는 선수는 모두 8명, 기성용, 김창수, 곽태휘가 마지스타를 선택했고 이청용과 박주호가 머큐리얼을 골라 모두 5명이 발목까지 오는 축구화의 가치를 증명하게 된다. 발목까지 오는 축구화 대신 기존 형태의 축구화를 고른 선수들도 있다. 지동원은 하이퍼베놈, 김승규와 한국영은 티엠포를 신고 그라운드에 나선다.

▲ 아디다스

우리나라에서는 나이키의 기세에 눌린듯 하지만 월드컵을 상징하는 브랜드는 역시 아디다스다. 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 심판 유니폼 등 경기에 직접 사용되는 용품에는 언제나 아디다스의 마크가 선명하다.

정성룡, 이범영, 홍정호, 손흥민, 박종우, 구자철, 윤석영 7명은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와 같은 아디다스를 신는다. 하지만 ‘지구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메시는 어디서나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 ‘아디제로f50메시’는 메시를 위해 특별 제작됐다. 165g의 무게로 메시가 빠른 스피드로 경기장을 누빌 수 있도록 만들어 졌으며 출신국인 아르헨티나를 상징하기 위해 블루와 화이트 컬러가 화려하게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배틀팩(battle pack)’으로 명명된 아디다스의 축구화들은 모두 4가지 라인이다. 구자철과 정성룡은 프레데터 인스팅트를, 손흥민은 아디제로 f50을 골랐다. 프레데터 인스팅트는 뛰어난 볼 컨트롤과 터치, 정교함, 힘 등이 어우러지며 경기 중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구사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아디제로 f50은 170그램 미만의 깃털 같은 무게로 민첩한 움직임과 가속도를 높여준다. 한편, 이번 월드컵의 첫 골은 아디다스가 만들어 내며 눈길을 끌었다. 브라질 대표팀의 마르셀루는 13일(한국시간)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브라질 월드컵 공식개막전에서 블랙&화이트 알록달록한 패턴이 선명한 아디다스를 신고 전반 11분 자책골을 넣어 월드컵의 역사를 새로 썼다. 

▲ 미즈노

미즈노의 축구화는 올해 한국 대표팀이 공격력의 핵심이다. 박주영, 이근호, 김신욱 등 공격수 3명이 미즈노를 신고 나서기 때문이다. 최신 제품인 ‘바사라’는 공격형 스피드 축구화라는 특성을 내세워 뒤틀림을 억제했고 빠른 턴과 고속질주에 유리하다. 미드필더 하대성, 수비수인 김영권, 이용, 황석호 등도 미즈노 축구화를 신고 경기에 나선다. 박주영은 모렐리아 네오 시리즈를 애용했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바사라 시리즈를 신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 미즈노는 야구팬들에게 친숙한 브랜드지만 축구에서도 전문적인 기술력과 상당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강자다. 데얀과 에닝요 등 K리그를 거쳐간 특급 용병들도 미즈노 축구화를 신고 그라운드를 호령했다. 

▲ 푸마

이번 월드컵 ‘죽음의 조’는 D조(우루과이, 코스타리카, 이탈리아, 잉글랜드)다. D조 최고의 매치업은 지난 15일 이탈리아와 잉글랜드의 경기였다. 이탈리아의 대표 스타 마리오 발로텔리(이탈리아)는 이날 핑크와 블루 짝짝이 신발을 신고 나와 벼락같은 헤딩 결승골로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 쓴맛을 안겼다. 발로텔리의 신기한 축구화는 푸마가 올해 초 선보인 ‘에보파워’의 파생모델인 ‘트릭스’버전이다. 트릭스 버전은 양쪽의 컬러가 다르게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발로텔리는 “솔직히 말하면, 트릭스를 처음 봤을 때 푸마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핑크, 블루 컬러를 입은 에보파워는 멋져 보일 뿐 아니라 독특하다”라며 “에보파워의 유연성은 공을 더 잘 다룰 수 있도록 도와 주며, 힘이 실린 슈팅을 할 수 있게 해준다”고 극찬했다. 에보파워는 선수들 본연의 강력한 킥 능력을 강조하기 위해 디자인된 새로운 축구화로, 선수들이 공을 찼을 때 최상의 파워와 정확도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된 베어풋 컨셉의 혁신적인 축구화이다. 푸마의 혁신적인 기술로 선보인 에보파워는 발로텔리 이외에도 스페인의 파브리가스 등 다수의 스타플레이어들의 낙점을 받았다. 푸마가 후원하는 한국 대표팀의 김보경은 기존에 신던 에보파워 주황색 버전과 새로 받은 트릭스 버전 두 가지를 브라질에 가져갔다는 후문이다. 김보경은 홈구장 카디프시티의 질퍽한 그라운드에 맞춰 쇠로된 스터드를 장착한 축구화를 즐겨 신는다. 한편, 홍명보 감독 등 훈련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할때 신는 신발 역시 푸마다. 

전경우 기자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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