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들개’는 사제폭탄 제조자 정구(변요한 분)와 집행자 효민(박정민)의 위험한 만남을 통해 분출되지 않은 청춘들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 ‘파수꾼’, ‘전설의 주먹’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박정민과 빛나는 신인 변요한의 남다른 케미가 기대되는 영화다.
영화는 굉장히 신선하다. 사제폭탄이란 낯선 소재를 두 배우의 힘으로 절묘하게 버무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있을 것 같지 않은 이야기를, 현실적인 느낌을 가득 담아 일반적이지 않은 스토리로 이끌어냈다.
연출을 맡은 김정훈 감독은 이 시대 젊은 청춘들의 분출하지 못하는 답답함을 ‘사제폭탄’이란 매개체를 빌어 표현했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표출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의 답답한 삶, 설마 표출한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는 삶을 사제폭탄과 박정민, 변요한 두 배우를 통해 그려냈다. 또 캐릭터적으로 대척점에 서 있는 두 인물을 통해, 현실적 무력감까지 실랄하게 담아냈다. 대단한 특수효과나 엄청난 CG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두 배우의 연기와 치밀한 스토리로 만들어냈다.
두 배우들도 흙 속의 진주처럼, 저절로 빛이 났다. 먼저 변요한은 속 마음을 전혀 알 수 없는 정구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눈빛, 말투, 행동 하나하나 모두 놓치지 않고, 완벽하게 정구로 다시 태어났다. 슬픈 눈빛 속에 감춰진 폭넓은 내면 연기는 관객들을 스크린 속으로 인도하기 충분했고, 터질듯 하면서 터지지 않는 그의 감정 연기는 폭탄처럼 절묘한 긴장감을 이어갔다.
박정민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다수의 작품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던 그이기에, 존재 자체만으로 아우라가 발산하는 그런 배우다. 영화를 보는 내내 박정민의 등장신에선 한 눈을 팔 수가 없을 정도로, 굉장한 몰입도를 선사했다. 특히 사제폭탄 집행자라는 다소 생소한 캐릭터를 맡았음에도, 발랄함과 도발을 넘나드는 폭넓은 연기를 선보였다. 일부러 오버하지도 않았다. 그저 효민의 삶에 충실했고, 효민의 스타일을 이어갔다. 캐릭터와 스토리를 온 몸으로 흡수하는, 스폰지같은 배우 박정민의 저력을 ‘들개’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결국 폭탄은 터진다. 터지고, 또 터트릴 수밖에 없는 우리네 운명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그렇기 때문에… 폭탄은 ‘쾅’하고 터지지만, 한편으론 순응할 수밖에 없는 답답한 이 시대의 현실을 다시 한 번 마주시킨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더 진한 공감이 된다.
박정민, 변요한의 폭발적인 케미, 그리고 사제폭탄이란 이색적인 소재를 위험하면서도 위험하지 않게 그려낸 ‘들개’는 4월3일 개봉한다.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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