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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징한 운명, 그리고 진한 형제애 '블러드타이즈'

입력 : 2014-03-27 08:30:07 수정 : 2014-03-27 08: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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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피는 물보다 진했다. 세 번의 노크가 이렇게 감동적이기는 처음이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의 형제 이야기를 그린 ‘블러드타이즈’가 국내 관객들을 찾아 나선다. 영화 ‘블러드 타이즈’는 기나긴 감옥생활을 청산하려는 형 크리스(클라이브 오웬)와 형을 체포할 수밖에 없는 동생 프랭크(빌리 크루덥)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배우 출신 기욤 까네가 메가폰을 잡았다.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아온 두 형제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서로의 신분에도 어색한 동거를 시작한다. 극복하기 힘든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치지만 세상은 그들을 내버려두지 않는다. 또 형제는 각자 새로운 삶을 꿈꾼다. 형 크리스는 전 부인 모니카(마리옹 꼬띠아르)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새 연인인 나탈리(밀라 쿠니스)와 새 출발을 계획한다. 동생 프랭크는 사건 용의자의 아내가 된 첫사랑 바네사(조 샐다나)에게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을 느끼고, 위험하고 힘든 인연을 이어가려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질긴 인연의 끈이 얽히고 설킨 상태로, 가혹한 운명의 줄다리기가 영화를 보는 내내 아슬아슬하고 긴장감있게 그려진다.

영화는 갱스더 무비를 표방했다. 웰메이드 범죄 액션 드라마란 수식어가 잘 어울릴 정도로, 절제된 액션을 무게감있게 담아냈다. 남자들의 의리, 그리고 범죄와의 전쟁은 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색감도 잿빛 하늘처럼 어둡다. 그래서 더욱 남자들이 처절하게 보인다. 혼탁하고 암울한 상황에서, 새로운 삶을 위해 희망을 갈망하는 그들의 열망이 고스란히 다가온다.

영화 곳곳에 삽입된 OST도 절묘하다. 영화 ‘접속’의 삽입곡 ‘페일 블루 아이즈’로 주목받은 록그룹 벨벳 언더그라운드 앤 니코의 ‘헤로인’을 비롯, 미국의 유명 소울 가수 샘 쿡의 ‘아이 윌 컴 러닝 백 투 유’와 미국 로큰롤의 대가 리틀 리차드의 ‘머니 이즈’ 등 수많은 명곡들이 스크린에서 울려퍼진다. 젊은 세대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7080 올드팝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제대로 녹아들었다. 눈을 감고 잠시 음악에 귀를 기울여도 좋을 만큼, 보고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반부를 거쳐 중반부까지 액션 위주로 진행됐다면, 후반부는 가족이란 이름으로 치유되는 드라마에 집중한다. 함께 피를 나눈 형제이지만, 서로에 대한 오해와 악감정이 싹트기 시작한 과거가 하나 둘 밝혀진다. 누구보다 서로를 위했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과오를 용서하고, 결국 가족애의 완성을 이끌어내는 마지막 장면은 그야말로 가슴이 뜨거워진다. 그 당시 지켜주지 못했던 세 번의 노크, 그리고 그에 응답하는 형의 모습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 강렬하고 감동적이다.

최고의 연기 앙상블과 뜨거운 가족애를 범죄 액션을 통해 버무려낸 ‘블러드타이즈’. 진정 가슴이 뜨거워지는 영화란 이런 게 아닐까. 3월27일 개봉.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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