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테이프 논란’에 대해 거듭 사과하면서 포워드 함지훈(30)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유재학 감독은 20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경기에 앞서 “내가 실수한 것”이라며 “선수와 나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단어를 사용하는 데 조심하겠다. 분명 (욕설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6일 열린 인삼공사전에서 유재학 감독은 4쿼터 종료 3분46초전 작전타임을 불러 함지훈을 질책했다. 당시 함지훈이 대답을 하지 못하자 유재학 감독은 입에 테이프를 붙이게 했고, 함지훈이 머뭇거리자 욕설을 하며 다그쳤다. 그리고 이 모습이 방송 생중계 화면에 고스란히 잡히면서 논란이 커졌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애정이 있기에 가능했다. 특히 유재학 감독은 함지훈의 현재가 아닌 미래를 보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걸 계기로 지훈이가 나아졌으면 한다”고 운을 뗀 유재학 감독은 “워낙 말수가 적은 선수다. 주축선수인 만큼 경기장이든 훈련장이든 코치, 동료와 말을 많이 하라고 주문하지만 여전히 말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훈이와 면담을 하면서 ‘은퇴하면 뭐 할래?’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지훈이는 ‘확실한 계획은 없지만, 농구장에 계속 있고 싶다’고 답하더라. 그래서 ‘코치는 선수에게 말을 하는 직업이다. 지금부터 말을 많이 해라’고 조언했다”고 덧붙였다.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조언인 셈이다.
유재학 감독은 경기면에서도 함지훈의 변화를 촉구했다. 인삼공사전을 마친 뒤 유재학 감독은 “미들라인 농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적응 문제가 아니다. 의지 문제”라고 꼬집었다.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면 뒤처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재학 감독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지훈이는 앞으로도 모비스에서 큰일을 할 선수”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잠실=양광열 기자 mean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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