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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라호텔 트램핑 프로그램 이용해보니

입력 : 2013-12-29 15:23:57 수정 : 2013-12-29 15: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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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은 최근 국내 레저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키워드다.

지난 2010년 제주신라호텔이 처음 도입한 ‘호텔식 캠핑’은 야외활동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번거로운 것은 피하고 싶은 소비자의 심리를 제대로 꿰뚫어 ‘대박’을 쳤다. ‘캠핑존’은 더욱 진화해 ‘글램핑’으로 발전했고 이후 롯데호텔, 해비치호텔 등 제주 지역 호텔은 물론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한화리조트 등 호텔및 리조트 업계 전반으로 캠핑바람이 확산됐다.

제주 신라호텔이 최근 내놓은 야심작은 ‘트램핑’이다. 이는 트레킹(Trekking)과 캠핑(Camping)의 합성어로 제주의 겨울 자연 속으로 떠나는 트레킹과 숲 속 캠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힐링 여행을 뜻한다. 제주신라호텔 레저 전문직원 G.A.O. (Guest Activity Organizer)의 안내로 하얀 눈이 뒤덮은 족은 노꼬메 오름과 상잣길로 향했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고어텍스 자켓과 등산화, 스틱 등 장비를 대여해 주기때문에 제주행 비행기를 탈때 아무런 준비가 필요 없다. 

▲숲이 전하는 위로

알싸하고 청량한 겨울공기가 코끝을 찡하게 울린다. 몸 속 모든 세포 하나하나가 맑게 깨어나는 느낌이다. 따뜻한 남쪽의 제주라도 피해갈 수 없는 겨울이지만 조릿대, 고사리 등 아직 초록의 얼굴을 감추지 않은 들풀 위로 흰 눈이 살포시 내린 제주의 겨울은 수줍은 듯 조심스럽게 내려앉았다.

숲으로 들어섰다. 오롯이 펼쳐진 길 위에 발을 들이는 순간, 누군가의 열린 마음으로 강하게 이끌리는 듯한 착각이 인다. 소복소복, 아무도 밟지 않은 흰 눈밭위로 울리는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10분쯤 걷자 이정표가 보인다. 오른쪽으로 가면 궷물오름, 왼쪽으로 가면 족은 노꼬메다.

'노꼬메'라는 말의 어원은 '높다'의 방언이 굳어졌다는 주장과 옛날 사슴이 내려와 살았다 해서 '녹고'가 '노꼬메'로 변했다는 설 등 의견이 분분하다. 노꼬메 오름(833.8m)과 족은 노꼬메 오름(774.4m) 두 개가 나란히 형제 처럼 붙어 있어 다랑쉬 오름과 아끈 다랑쉬 오름이 함께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잠시 방향을 틀었다. 궷물을 보기 위해서다. 궤는 '땅속으로 패인 바위굴'이라는 뜻의 제주 방언인데, 궤에서 물이 솟는 샘이 바로 궷물이다. 물이 스며드는 현무암지대의 제주에서 샘은 무척 귀했기에 사람들은 바다에서 모래와 자갈을 옮겨와 흘러 나오는 물을 가두고 목축에 필요한 급수장으로 만들어 사용했다. 오랜 전, 몰테우리(목동의 제주방언)와 말들이 목을 축이고 쉬는 목가적 풍경을 상상했다. 몰테우리의 휘파람 소리를 흉내 내듯, 여기저기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뒤로하고 족은 노꼬메 방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제주 돌담의 아름다움, 잣성을 아시나요?

길게 뻗은 삼나무 숲길을 따라가다 보면, 돌담이 보인다 바로 잣성이다. 제주는 고려시대부터 대규모로 말을 기르기 시작했다. 조선시대에는 최대의 말 공급지로 부각되면서 마정의 체계를 갖추기 시작했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흔적이 잣성이다. 잣, 또는 잣담이라고도 불리는 잣성은 제주 중산간 목초지에 경계용으로 만든 돌담으로 제주 돌담 문화의 정수라 할만하다. 대체로 두 줄로 쌓은 겹담 구조를 하고 있는 잣성은 말들이 한라산 산림지대로 올라가 길을 잃고 동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상잣성, 저지대로 내려가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하잣성, 그리고 중간 지대의 중잣성이 있다. 잣성을 따라 길게 뻗어 난 길이 바로 잣길이다. 제주어로는 '잣질'이라고 쓴다.

▲한 겨울 제주 조릿대의 푸르름

오름 정상을 향해 가파른 언덕을 오르다 보면 뺵빽이 나고 자라는 조릿대 군락지를 만나게 된다.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초록의 빛을 발하는 조릿대는 드넓게 펼쳐진 규모로 능선을 뒤덮으며 자신의 강한 생명력을 과시하는 듯하다. 제주 조릿대는 잎 테두리에 흰색 띄를 두르고 있어 육지의 조릿대와 확연하게 구분된다. 이 식물은 번식력이 강해서 주변으로 다른 종류의 풀이 서식하지 못해 식물 생태계를 위협하기도 한다. 하지만 예로부터 여러 질병에 뛰어난 효능으로 제주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 등의 의서에는 고혈압, 당뇨, 암을 다스리는데 있어 그 효능이 인삼을 능가한다고 기술돼있다. 또한, 제주 사람들에게 조릿대는 효능을 넘어 각별한 의미를 가진 약초다. 과거 4.3사건 때 고지대로 숨어든 제주민들은 식량이 떨어지자 조릿대로 끼니를 대신하며 모진 세월을 버텨낼 수 있었다. 최근에는 제주 조릿대를 가공한 차, 환, 잎 등이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높아지면서 제주특산품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족은 노꼬메 정상에 오르니 한라산이 손짓하네

족은 노꼬메 정상까지 구비구비 S자 형태로 만들어진 탐방로를 40분쯤 올라가면 탁 트인 정상이 나온다. 여기서 바라보는 한라산과 주변 오름들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지는 풍광은 제주도 여행을 제법 다녀본 사람들이 손가락에 꼽는 비경이다. 바로 옆에 손에 잡힐 듯 보이는 노꼬메 오름에서 바라보는 것이 더 멋있지만 올라가는 길이 족은 노꼬메에 비해 험하다. 서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바다 건너 비양도 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오름에서 내려가는 길, 명품 삼나무 숲을 거닐어볼 차례다. 제주에는 유독 삼나무가 많은데 거센 바람을 막아주고 마을, 농장, 목장 등의 경계를 나누는 등 여러 가지 역할을 한다. 오름에서 내려와 상잣길을 지나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길목에는 서정적인 풍광 가득한 삼나무 숲길이 계속 이어진다. 

▲소나무 숲 텐트에 마련된 아웃도어 런치

1시간 30분 ~ 2시간 정도 트레킹을 즐긴 후 소나무 숲 속으로 향한다.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로 완벽하게 셋팅된 텐트들이 펼쳐지고 숲 속 한 켠에서는 호텔 주방장들이 제주산 최고급 식재료로 만든 캠핑 요리를 준비하며 트램퍼들을 기다리고 있다.

트램핑장 옆에는 목장이 위치하고 있어 초원에서 쉬고 있는 말들을 직접 만져보고 먹이를 주는 체험이 가능하며 호텔 측에서 준비한 활쏘기 등 레저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트램핑 관련 패키지

트램핑 프로그램은 투숙객 1인당 10만원에 이용 가능하며 관련 패키지를 이용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 윈터 트램핑 패키지(A타입, B타입 중 택 1)를 이용하면 기본적으로 본관 스탠다드 객실, 와인 파티 2인 입장권, 야외 온수풀&저쿠지 무료 이용, 프라이빗 비치 하우스 무료 이용, 2인 조식, 윈터 트레킹 2인이 포함되며, B타입에만 런치메뉴가 제공된다.

트램핑 오픈을 기념하여 트램핑 데이(1월13일∼16, 20∼23, 26∼29일)에 패키지(A타입 선택 시) 2박 이상 투숙하는 고객들은 숲속에 마련된 캠핑 런치 2인이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다양한 특전과 함께 트램핑을 즐길 수 있다. 패키지 가격은 A타입 1박에 33만원부터, B타입 1박에 43만원부터(세금, 봉사료 별도, 2인 기준)이며, 예약은 1588-1142 또는 제주신라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전경우 기자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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