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우는 배우다’는 연극무대를 전전하며 밑바닥 인생을 살던 단역배우에서 순식간에 톱스타가 된 오영(이준)이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기까지 ‘배우 탄생’의 뒷이야기를 담은 작품. 김기덕 감독이 ‘영화는 영화다’ ‘풍산개’에 이어 세 번째로 각본, 제작에 나선 작품으로, ‘영화는 영화다’처럼 영화 촬영장 뒤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연기와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구성으로 담아냈다.
‘배우는 배우다’를 본 관객이라면 잠시 ‘엠블랙 출신’이란 수식어를 잊었을 것 같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배우 이준의 모습만 발견할 수 있기 때문. 이 작품을 위해 이준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에 알 수 있을 정도다. 액션신, 베드신, 감정신 등 다양한 연기를 폭넓은 감정선으로 소화해냈다. 그의 땀방울 하나 마저도 거짓이 없어 보였다. 대단한 열연이었다.
캐스팅도 절묘했다. 밑바닥 인생의 단역 배우에서 순식간에 톱스타가 된 오영 역할에 이준 만큼 잘 어울리는 배우는 없을 것 같다. 만약 인지도가 있는 배우가 주인공 오영 역을 소화했다면, 관객들이 공감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적 설정에 맞게 이준의 캐스팅은 탁월했다. 배우로서 인지도가 없었던 이준이기에, 이 배역을 그 누구보다도 신선하게 소화했다.
특히 초반부 욕심과 의욕이 과한 모습, 중반부 뜬 이후 달라진 모습들이 이준의 캐릭터에 딱 맞아 떨어졌다. 아이돌로서 충분히 성공가도를 걷고 있는 이준이기에, 톱스타가 된 이후 오영의 모습을 연기할 땐 실제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베드신도 굉장히 신선했다. 어찌보면 반복적인 모습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게 베드신인데, 이번 작품에서 이준은 베드신에 감정을 실었다. 또 그의 젊음까지 함께 담았다. 그 결과물은 참으로 신선했다. 몸을 부대끼고, 서로의 감정을 느끼는 베드신이 아닌, 감성적인 베드신을 펼쳐냈다. 첫 베드신치고는, 값지고 의미있는 베드신을 연출했다.
이준의 연기적 역량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배우는 배우다’. 진정 신인배우 이준을 위한 작품이었다. 10월24일 개봉.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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