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숙 원광대 사학과 교수는 22일 동북아역사재단에서 '관동대지진과 조선인학살사건'을 주제로 열리는 한·일 학술회의에 앞서 배포한 발표문에서 "관동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의 수는 기존에 알려진 것의 3.4배에 해당하는 총 2만3천58명
이었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국가보훈처 공훈전자사료관에서 제공하는 '해외의 한국독립운동사료(Ⅲ): 독일 외무성 편(2)' 속에 들어 있는 'MASSACRE OF KOREANS IN JAPAN < The List of killed bodies and places>'라는 제목의 사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강 교수가 발굴한 이 사료는 학살된 조선인의 수가 실제로는 3배 이상 많았음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자료다. 지금까지 한·일 양국에서는 관동대지진 당시 피학살 조선인 수는 6천661명으로 공식화돼 있었다. 독일 외무성이 1924년 3월 작성한 이 영문 사료는 조선인이 일본인에게 참혹하게 학살당했다는 내용을 담은 본문 8매, 학살 증거 첨부 문서 3매로 구성돼 있다.
첨부 문서를 보면 △학살 장소와 시신이 모두 확인된 조선인 피해자는 총 8천271명 △장소 미확인·시신 확인 피해자는 7천861명 △장소 미확인·시신 미확인 3천24명 △경찰에 학살된 피해자 577명 △일본기병(군인)에 학살된 피해자 3천100명으로 기록돼 있다. 이 가운데 학살 장소와 시신이 모두 확인된 피해자만 8천271명에 달하는데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전체 학살 규모 6천661명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문서 마지막 부분에는 항일 독립운동에 참여한 한국인이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돼 있다.
강 교수는 "이 사료는 종래 학계에서 참고로 한 사료의 날짜보다 4개월 후에 작성된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나온 관련 사료 중에 최종적인 조사 결과물의 성격을 띠고 있어 신뢰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일본 군·경에 의해 학살된 것으로 기록된 조선인 1만4천747명은 당시 일본 최고의 지식인으로 존경받던 요시노 사쿠조(吉野作造)가 확인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면서 "앞으로 이 사료를 더욱 치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고용석 기자 kys135@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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