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 미국 유명 패스트푸드점에서 실제로 일어난 ‘보이스 강간’을 소재로 한 영화 ‘컴플라이언스’. 미국을 발칵 뒤집은 사건을 영화화 한 이 작품은 불타는 금요일 단 한 통의 전화로 단 3시간 만에 성폭행이 자행되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은 영화다. 제83회 전미비평가위원회 여우조연상 수상, 올해의 독립영화 TOP10 수상작, 제27회 산타바바라국제영화제 여우조연상 수상, 제28회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 공식 상영작,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상영작 등 수많은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불금의 한 패스트푸드점, 한 통의 전화가 모든 일상을 마비시킨다. 카운터에 있는 금발의 소녀 직원 베키(드리마 월커)가 손님의 돈을 훔쳤다는 전화 한 통이 걸려오고, 경찰은 다짜고짜 매니저 샌드라(앤 도드)에게 소녀를 잡아둘 것을 명령한다. 모든 일을 전화로 지시하는 경찰, 샌드라는 베키의 옷을 벗기고 알몸수색을 감행한다. 그리고 샌드라는 동료 직원과 본인의 약혼자까지 동원해 그녀의 알몸수색을 계속 진행한다. 의문의 남성에게 전화로 계속 지시를 받게 되고, 단순한 보이스 피싱은 끔찍한 성폭력으로 변질되는데….
‘컴플라이언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그렇기에 더 충격적인 영화다. 단순 장난으로 시작된 보이스 피싱이 성폭력으로 변질되고, 마치 뭔가에 홀린듯 사람들에 전화 속 의문의 남자에게 복종하는 모습이 스크린을 통해 보여지면서 2차, 3차적인 공포가 엄습한다. 어쩌면 나의 일, 우리 주변의 일 일지도 모르는 충격적인 일들이 마치 최면에 걸린듯 자행되기 때문이다.
3시간 반 동안 수화기 너머의 얼굴 없는 남자에게 깜빡 속아 18세 미성년자 베키를 나체로 만들어 알몸수색을 하고, 그녀에게 성폭력을 가하는 모습은 충격 이상의 충격으로 다가온다. 특히 수화기 속 의문의 남자를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은 채 맹신하며, 그의 말을 순순히 따르는 샌드라의 모습은 극도의 충격과 공포를 선사한다.
충격적인 소재를 실감나게 소화한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인다. 패스트푸드 매니점 샌드라 역을 맡은 앤 도드, 마치 최면에 걸린 듯한 리얼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로 실제 사건 현장을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특히 전화 속 의문의 남자에게 지시를 받고, 다른 사람까지 현혹시키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키는 그녀의 섬뜩한 모습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또 범인의 잔인한 장난에 희생양이 된 예쁘장한 금발 10대 소녀 베키 역에는 신인 배우 드리마 월커가 캐스팅돼 과감한 연기를 보여줬다.
‘전화벨이 울리면 당신의 도덕성이 시험당한다’는 도발적인 카피가 인상깊은 ‘컴플라이언스’. 영화관에서 앉아있는 90분간의 러닝타임 동안 관객들도 영화 속 주인공 베키처럼 ‘보이스 강간’을 당하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해줄 것이다. 오는 8월1일 개봉.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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