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류중일 삼성 감독에게 중간평가를 부탁했더니 껄껄 웃는다. 100점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는 뉘앙스다.
삼성은 정확히 65경기를 소화했다. 팀당 128경기를 치르게 되는 올 시즌 반환점을 돌았다.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은 “딱 절반 했네”라며 “시즌이 그냥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고 싶다는 뜻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시즌 절반을 소화하는 과정을 되돌아보며 나름 만족감을 드러냈다. 개막 전만 해도 정현욱(FA 이적), 권오준(팔꿈치수술), 안지만(뼛조각제거수술) 등 불펜요원의 이탈로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이 흔들렸지만 결과적으로 기우였다. 류중일 감독은 “작년에 비해 딱히 좋아진 것은 없다. 미디어데이서 말했듯이 올 시즌은 마이너스 요인만 있었다. 그런데도 잘하고 있다”고 선수단을 칭찬했다.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고, 때문에 류중일 감독은 부족한 부분을 잇달아 얘기하면서 방심을 경계했다. 류 감독이 생각하는 불안요소는 확실한 원투펀치의 미비와 이승엽이었다.
삼성은 지난해 합작 25승을 해낸 탈보트와 고든을 모두 교체했다. 강속구를 팍팍 꽂아넣는 파워피처가 아니었던 탓이다. 하지만 새로 영입한 밴덴헐크와 로드리게스는 아직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 류중일 감독은 “토종 선발 3명(배영수, 윤성환, 장원삼)이 윽박지르는 투수들이 아니지 않느냐, 류현진이나 윤석민 같은 에이스를 원했는데 (용병들이) 그 정도는 아니다”고 전했다. 그 중 밴덴헐크가 좀 더 못마땅하다. 타선에서는 삼성팬의 ‘뜨거운 감자’ 이승엽이다. 류 감독은 “배영섭, 채태인이 잘해주고 있고, 최형우도 꾸준히 해내고 있다”며 “이젠 승엽이가 더 이상 나빠지면 안 된다”고 전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만족하고 있었다. 류 감독은 “100점 만점에 한 83.5점을 주면 되겠느냐”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
사직=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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