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찬(32) KIA 외야수가 이적 후 처음으로 4일 사직 롯데전에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하며 친정팀 롯데를 상대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김주찬은 경기를 앞두고 “사직구장이라 특별한 것은 없다”고 애써 담담한 소감을 전하며 “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 승리만 생각해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다만 이적 이후 사직구장에서 처음 경기를 하는 만큼 첫 타석에서는 롯데 응원석을 향해 인사를 하겠다”고 전했다.
김주찬에게 롯데는 제2의 고향과 다름없다. 김주찬은 2000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무대에 데뷔했으나, 다음해 ‘마해영 트레이드’로 롯데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후 군에 입대한 2005, 2006년을 제외하고 2012시즌까지 롯데에서만 10년이 넘게 그라운드를 누비며 맹활약했다. 덕분에 지난 시즌을 마치고 KIA와 총액 50억원에 초대형 FA 계약을 맺으며 팀를 옮겼다. 때문에 김주찬에게 사직구장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날도 롯데 라커룸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주찬은 “나보다 삭발을 더 반기더라”며 “프로에서 한 번도 삭발을 한 적이 없어서 다들 놀렸다”고 해맑게 웃었다.
하지만 경기시간이 다가오자 이내 평정심을 찾았다. 김주찬은 “평소 경기에 나가는 것과 다를 것 없다”며 “현재 팀 상황이 좋지 않아 다른 부분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주찬은 지난 4월7일 부산 원정에서 KIA 선수단과 동행했으나 부상으로 인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기억이 있어 이번 출전에 각오를 더 단단히 다졌다. 김주찬은 “첫 타석에서 롯데 팬들에게 인사하는 것은 예의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후부터는 승부가 먼저이다. 승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주찬은 1회 2사 후 첫 타석에 들어섰고, 자신의 약속대로 1루측 관중석을 향해 헬멧을 벗어 고개를 숙였다. 이에 롯데 팬들은 격려의 박수를 전했다.
사직=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KIA 김주찬이 4일 사직 롯데전 3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적시타를 때리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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