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투수 유희관(27)은 최근 자신의 인지도 상승을 몸소 체감하고 있다.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 연말 두산에 합류한 유희관은 지난 4일 잠실 LG전에 데뷔 처음으로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2이닝을 5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어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선발 이정호가 무너지자 2회 마운드에 올라 6과 3분의2이닝 4피안타 7탈삼진 3실점으로 사실상 선발 투수 역할을 해내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팬들의 이름에 ‘유희관’이라는 확실히 각인시켰고, 김진욱 두산 감독은 유희관을 5선발로 낙점했다.
유희관은 31일 잠실 넥센전에 앞서 “팬들이 많이 알아보신다”고 쑥스러워 했다. 가족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유희관은 “어머니께서 전에는 아침에 나갈 때 보지도 않으시더니 이제는 인삼주스를 갈아주신다”며 웃었다. 농담이 섞인 말이었지만 성적이 나니 자연스레 주변 환경도 좋아졌다는 의미였다.
그렇다 보니 지난 28일 사직 롯데전 패전이 더욱 아쉬웠다. 유희관은 5와 3분의2이닝 5피안타(1홈런) 4볼넷 5실점으로 무너졌다. 이에 대해 유희관은 “의욕이 앞섰는지 몸에 힘이 없었다. 안 맞으려는 생각이 강해 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패배를 시작으로 두산은 3연전을 내리졌다. 유희관은 “팀이 이겼으면 다행인데…”라며 아쉬움을 지우지 못했다.
툴툴 털어버리기에 유희관은 아직 선발 경험이 적었다. 승패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환경이 그저 낯설 뿐이다. 유희관은 “불펜은 하루 무너져도 다음날 만회할 기회가 있다. 반면 선발은 부진한 채로 나흘을 보내야 한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선발승을 거둔 다음날은 당당하게 런닝을 했다. 그런데 지고 나니 가시밭길이었다. 선글라스를 껴도 눈치가 많이 보였다”고 털어놨다. 이를 지켜보던 김진욱 감독도 ‘힘들어 보인다’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겨내야하는 과정이고, 유희관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잠실=양광열 기자 mean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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