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최고의 별미 저렴하게 즐길 수 있어
100년 불 밝히는 죽변등대 등 볼거리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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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해읍 거일리 대게 원조마을 유래비와 조형물. |
전 세계 미식가들이 인정하는 미슐랭 가이드의 최고점 별 3개의 기준이다. 우리나라에서 먹는것이 목적인 여행지로 대표적인 곳 중 하나가 경상북도 울진이다. 대게는 울진에서 2시간 남짓 바다 건너 해저에 위치한 왕돌초(남북 54km, 동서 21km 크기로 여의도의 10배 크기) 인근의 수심 200∼300m 지점에 주로 서식한다. 이웃한 영덕에 물량이 몰리며 ‘영덕대게’가 먼저 전국적 유명세를 유명세를 얻었지만 강구항 등에 관광객들이 몰리며 경쟁이 심해져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버렸다. 그래서 대게를 먹기 위해 동해안을 몇 차례 다녀왔던 외지 사람들은 점점 ‘울진대게’의 탁월한 경쟁력에 손을 들어준다. 똑같은 품질의 대게 가격이 30% 이상 저렴할 뿐 아니라 울창한 금강송 숲과 백암·덕구 온천을 품고 있는 여행지로서의 가치 때문이다. ‘2013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축제’를 앞두고 있는 경북 울진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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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포항 대게 경매 |
울진군 최남단에 자리하고 있는 후포항은 항구 고유의 정취와 활력이 넘치는 국내 최대급의 대게잡이 항구다. 겨울 대게철이 되면 후포항 어판장은 말 그대로 ‘게판’이 된다. 연근해에서 잡아온 울진대게는 오전 6시 무렵 위판장으로 옮겨져 경매를 위해 바닥에 10마리씩 묶여 진열된다. 숙련된 아주머니들은 병아리 감별사 처럼 산더미 같은 대게를 순식간에 등딱지 지름을 기준으로 분류하고 물이 차거나 다리가 떨어진 대게는 따로 모아 놓는다. 대게 한 마리가 경매되는 가격은 대략 2만원 부터 시작된다.
후포항 주변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난전과 횟집촌들이 즐비하다. 대게는 겉으로 봐서는 그 품질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믿을만 한 전문점을 찾아가 맛보는 것이 진리다. 후포항 대게활어센터에 있는 왕돌회수산(054-788-4959) 임효철 사장은 살이 꽉 들어찬 대게를 고르는 안목과 알맞게 쪄내고 손질해 내는 내공이 상당하다. 대게와 함께 붉은 대게(홍게)도 주문해 맛을 보면 그 차이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붉은 대게는 껍질이 더 두텁고 등과 배의 색깔이 모두 붉은색이라 구별이 쉽다. 가격은 대게의 절반 가량이지만 물 좋은 붉은 대게라면 강렬한 단맛이 대게맛을 능가한다. 대게 보다 심해에 서식하는 붉은대게는 살의 질감이 더 단단하고 찰지다.
울진대게의 참맛을 보려면 직접 후포에 내려가서 먹어야 하지만 택배로 주문도 가능하다. 숙련된 손길로 쪄낸 대게를 주문해 집에서 살짝 다시 쪄먹는 것이 좋다. 해장용으로 최고인 우럭 맑음국(지리) 역시 이 가게에서 꼭 맛을 봐야 하는 메뉴다.

울진의 북쪽에 위치한 죽변은 대나무가 많이 자생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죽변에 자생하는 소죽은 해죽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화살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됐다. 100년 동안 불을 밝힌 죽변등대가 이 항구의 상징이다. 1910년 11월 24일 처음으로 불을 밝힌 이래 죽변항과 동해상을 항해하는 선박의 길잡이 역할을 한 죽변등대는 대한제국 시절 착공됐다. 이곳을 지키는 ‘등대지기’ 김준동씨는 포항지방해양항만청 죽변항로표지관리소 소속. 1999년 부터 등대를 지키는 일을 시작해 동해안 일대 여러 등대를 돌았던 베테랑이다. 처음 등대 근무를 시작했을때 ‘얼어 붙은 달그림자∼’로 시작하는 노래를 틀며 분위기를 잡다가 고참들의 눈총을 받았다는 그는 최근에는 트로트 등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오늘도 내일도 먼 바다를 내다본다. 그의 안내로 등탑 내부로 들어가 급경사의 나선형 계단을 통해 꼭대기 까지 올라가 봤다. 겨울 동해바다 특유의 탁트인 전망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다.
관광객들을 위해서는 관리사무소 옥상에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를 갖추고 있다. 예전에는 불빛을 밝히기 위해 시계태엽 같은 장치를 감기 위해 주기적으로 이 등탑에 올라가야 했지만 모든 것이 자동화된 요즘은 이곳에 올라가는 일이 부쩍 줄었다고 한다.
등대 바로 아래 대나무숲에는 산책로가 갖춰져 있어 잠시 산책을 즐기기 좋다. 죽변항 역시 대게를 취급하는 집들이 즐비한데 방파제쪽에 있는 충청도 횟집 054-783-6651이 믿을만 하다. 이 횟집의 류호형 대표는 충남 천안 출신으로 군생활을 오래 하며 전국을 떠돌다 울진에 정착한 이후 ‘삼삼삼 슬러시 물회’라는 독자 메뉴로 전국구 맛집 반열에 올랐다. 물회만 시켜도 매운탕을 줄 정도로 인심이 후하며 울진대게와 세꼬시 등 온갖 해산물을 정직하게 취급한다. 이색적인 간판과 내부를 장식한 ‘물고기들의 사랑 이야기’ 액자들도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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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변의 명물 충청도 횟집 '삼삼삼 슬러시물회'. |
싱싱한 연안산 대게가 가장 많이 잡히는 경북 울진에서 고소하고 달콤한 대게의 참맛을 제대로 접할 수 있는 ’2013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축제’가 열린다. 축제기간인 28일 부터 3월 3일까지 메인 행사장인 후포항을 찾는다면, 동해바다 최고의 별미로 꼽히는 울진대게와 울진붉은대게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울진대게와 울진붉은대게 무료시식, 울진붉은대게 관광객 특별경매전, Food Show 2013 대형 게살 김밥 만들기, 바다의 보물을 잡아라(맨손 물고기잡기 체험), 선상일출, 울진대게 원조 마을을 찾아서, 드림 페스티벌, 7080추억 콘서트, 해군 군악대 공연, 관광객과 함께하는 도전기네스, 울진대게 로드 한마당, 게 줄 당기기, 마린피아 스쿨 요트체험 등 온갖 행사들이 열린다. 축제 장소는 후포항 한마음광장. 문의 054-787-1331
울진=글·사진 전경우 기자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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