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프로야구 최강자를 가리는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삼성과 SK의 1차전을 시작으로 뜨거운 열전에 돌입한다. 특히 이번 한국시리즈는 모두 대구에서 야구를 한 ‘초보 사령탑’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류중일(48) 삼성 감독과 이만수(53) SK 감독대행 두 사령탑의 지략대결로도 흥미를 더한다.
류중일 감독과 이만수 감독대행은 10년간 삼성에서 함께 선수생활을 한 선후배 사이다. 류 감독은 선수 은퇴 이후 곧바로 삼성 코치가 돼 감독까지 오르며 팀을 떠난 적이 없는 ‘푸른 피’가 흐르는 삼성 ‘순혈’의 대표주자다. 갑작스럽게 사령탑을 맡았음에도 안정된 경기 운영 능력과 선수들과의 융화를 앞세워 부임 첫 해 팀을 정규시즌 1위로 이끄는 지도력을 선보였다.
반면 이만수 감독대행은 선수를 그만둔 뒤 미국으로 떠나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코치를 지내는 등 밖으로 떠돌았고 2003년에는 삼성과 코치 영입 논의가 있었지만 서로 엇갈리고 말았다. 지난 2007년 SK 수석코치로 한국으로 돌아온 이 감독대행은 지난 8월 김성근 전임 감독의 전격 경질로 감독대행에 오른 뒤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진출시키는 능력을 보여줬다. 이제는 ‘빨간’ SK의 유니폼을 입고 친정을 상대로 칼을 겨누는 처지다.
엇갈림 속에 적장으로 만난 두 초보 사령탑은 24일 대구에서 가진 미디어데이에서 서로에 대한 존중과 더불어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도 함께 드러냈다. 류 감독은 “이 감독대행은 현역 때부터 훈련하는 자세가 남달라 존경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나은 점은 더 일찍 감독에 올랐다는 것밖에 없다”고 자신을 낮췄지만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SK에 참패한 빚을 갚을 기회가 와 정말 고맙다”며 일침을 날렸다. 이만수 감독대행도 “류 감독은 ‘초보의 ‘초’자가 안 어울릴 만큼 베테랑 못지 않은 게임 운영을 하고 있다”라고 상대를 높였지만 “가을 하면 SK이고 SK 하면 가을”이라며 맞받아쳤다.
이제 대구 팬들은 두 고향 스타 사령탑을 향해 응원과 질타를 함께 보내야 할 처지가 됐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플레이오프 5차전을 마치고 대구 관중의 절반이 날 응원해줄 것이라 말했는데 이는 농담이었다. 당연히 대구 팬들은 삼성을 응원할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우리 SK도 격려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지지를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대구=송용준 기자 eidy015@sportsworldi.com
<통합뉴스풀>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