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5년 시즌이 끝난 뒤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유니폼을 입고 고향팀 해태 타이거즈를 떠났던 선동렬 감독은 만 16년만에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이날 KIA자동차 광주공장 강당에서 취임식을 가진 선동렬 감독은 이삼웅 KIA 타이거즈 구단주 대행 겸 대표이사로부터 등번호 90번이 찍힌 유니폼과 모자를 받았다.
선 감독은 취임사에서 “광주와 타이거즈는 내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초등학교때 처음 야구공을 잡은 이래 팬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타이거즈 감독으로 올 수 있었다”며 “내가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상대팀에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기술적인 면이 뛰어났다기보다 이기고자 하는 근성이 표출된 때문이다. 내가 타이거즈 감독으로 있는 동안 정신력과 근성에서 다른 팀을 압도할 수 있도록 팀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선 감독은 광주구장에서 가진 선수단 상견례에서도 희생정신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강조했다. 선 감독과 함께 주니치에서 뛰었던 최고참 이종범(41)과 이순철 수석코치 등 선수단이 모인 가운데 선 감독은 “내가 야구용어 중 가장 좋아하는 말이 희생번트다. 팀을 위해 희생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감독이나 코치가 이끌어서 좋은 성적이 나기보다 베테랑이 뭉쳤을 때 가장 큰 힘이 난다”며 베테랑의 힘을 강조하며, “선수단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좋은 방법을 찾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선 감독은 또 앞으로 훈련과 팀 운영방안에 대해 “KIA에는 젊은 유망주가 많다. 마무리 훈련과 내년 전지훈련을 통해 젊은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게 급선무다. 기본적으로는 수비가 강해야 강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비가 안정되면 공격력도 따라온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KIA의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 멀리 있지 않다. 선수단이 똘똘 뭉쳐 준비한다면 머지않아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며 정상 탈환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한편 KIA는 선 감독에게 현역 시절 ‘국보 투수’의 상징이었던 등번호 18번을 주는 것을 고려했지만 영구결번의 취지를 지켜나가는 게 좋겠다고 선 감독이 사양해 결국 90번으로 결정했다.
이준성 기자 osa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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