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는 완벽하게 다른 분위기의 두 개 에피소드를 하나로 모았다. ‘붉은 바캉스’는 바캉스를 떠나려고 했던 불륜남녀가 남자의 아내에게 발각돼 고생하는 코믹극. ‘검은드레스’는 불륜관계인 애제자의 결혼식 주례를 서게 된 교수의 고민을 그린 격정 멜로다.
영화의 치명적인 무기는 ‘여배우들’이다. 전편의 여주인공 안지혜는 발랄한 매력, 후편에서 등장하는 오인혜는 우아한 매력을 극대화한다. 전편에서 아내 역할을 연기한 이진주도 ‘발견’에 가까운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두 편 에피소드 모두를 책임지는 남자주인공 조선묵은 영화의 중심축을 이룬다. 전편에서는 한심한 불륜남, 후편에서는 지적인 불륜남으로 캐릭터 설정을 바꾼다. 이렇게 극단적인 대비는 관객들에게 영화를 보는 재미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배드신의 노출수위는 상당히 높은 편. 여배우들의 환상적인 몸매는 독특한 이야기구조 속에서 더욱 노골적으로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다. ‘붉은 바캉스’는 B급 컬트영화에 열광하던 마니아에게 어필할 수 있고, ‘검은 드레스’는 안정적인 이야기구조를 취하고 있어 보다 대중취향이다.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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