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외야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침묵을 깨고 멀티히트 경기를 장식했다.
팀도 덩달아 4연패를 끊어내며 웃는다. 샌프란시스코는 3일(한국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2025 MLB 정규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를 6-5 승리를 거뒀다. 치열한 시소게임 끝에 연장 승부 끝에 거둔 신승이다.
이날 5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5타수 2득점 3안타 1타점 맹활약을 펼쳤다. 단타와 2루타, 3루타를 하나씩 기록하는 등 호쾌한 타격을 뽐낸 하루였다.

슬럼프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정후는 직전까지도 16타수 연속 무안타에 그친 바 있다. 5월을 넘어 6월까지 이어진 부진은 도통 탈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5월 타율 0.231(108타수 25안타), 6월 타율 0.143(84타수 12안타)에 허우적댔다.
간만에 나온 장타 본능에 웃는다. 사이클링 히트 달성까지 아쉽게도 홈런 하나가 부족했을 정도다. 시작부터 낯익은 얼굴과 마주했다.
바로 KBO리그 시절 맞붙은 기억이 있는 투수 메릴 켈리가 애리조나 선발로 등판한 것. 그는 SK(SSG의 전신) 소속으로 4시즌(2015∼2018년)을 뛴 바 있다. KBO 상대 전적은 이정후의 우위다. 통산 타율 0.467(15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좋았던 기억을 빅리그에서도 이어간다. 이정후는 1회 초 주자 1루 2사 상황에서 켈리의 초구를 공략해 우중간 펜스를 때리는 1타점 3루타를 쳤다. 한복판에 몰린 시속 149㎞ 직구를 퍼올려 팀의 두 번째 득점(2-0)을 완성한 순간이다. 그의 올 시즌 35번째 타점 기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4회 초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켈리 상대로 2루타를 때렸다. 비록 후속타선의 불발로 득점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변화구 대응이 돋보였다. 6구 승부 끝에 한가운데 들어온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고 우중간 외야를 시원하게 갈랐다.
이정후의 안타 신고는 멈추지 않았다. 팀이 1점 차(3-2)로 앞선 8회 초 주자 없는 1사에서 애리조나의 3번째 투수 제이크 우드포드에 맞서 1루수 강습 타구로 내야안타를 더했다.
이로써 이날 3안타를 추가한 그의 시즌 타율은 0.240에서 0.246(313타수 77안타)가 됐다. OPS(출루율+장타율) 역시 0.704에서 0.721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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