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강호와 신세경이 23세의 나이 차이를 극복한 환상의 연기호흡을 과시했다.
송강호와 신세경은 23일 서울 CGV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푸른소금’의 언론시사회를 통해 색다르면서도 오글거릴 수 있는 만남을 연기력으로 승화시켰다. 영화는 은퇴한 전직 조폭 두목 윤두헌과 사격 선수였다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된 여인 세빈의 이야기다.
송강호가 윤두헌을, 신세경이 세빈을 맡았다. 윤두헌이 조직을 운영하던 계파 연합의 보스가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고 이 사실을 모르던 중 세빈이 접근해온다. 세빈은 윤두헌을 감시하라는 명령을 어쩔 수 없이 수행하고 있었던 것. 두 사람은 묘하게 서로에게 끌리기 시작하고 세빈에게는 두헌을 제거하라는 명령이 하달된다.
40대 한창의 나이에 조직 보스를 은퇴한 두헌을 연기한 송강호나 자신의 사격 솜씨 때문에 사람을 죽이라는 명령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세빈으로 완벽 변신한 신세경 모두 이 작품에서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조폭답지 않은 송강호의 익살맞은 연기에 그 동안 청순가련한 연기만 보여줬던 신세경의 날카로운 면모도 의외였다. 여기에 각자의 아픔을 간직한 이들이 결국 서로에게 의지하게 되는 과정도 흥미롭다. 군데군데 실소를 금치 못하게 만드는 영화의 에피소드들도 돋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상업성 면에서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다. 두 사람의 연기력은 출중했어도 어딘지 모를 거부감이 영화 상영 내내 따라다닌다. 결말 역시 뜬금없기는 하다. 과도한 몽상에 어울릴 법한 결말이 영화를 싱겁게 만들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강호와 신세경이 만났다는 사실에서 출발한 흥미로움은 영화가 끝나도 여운을 남긴다. 1990년대 ‘그대안의 블루’와 ‘시월애’, 두 작품을 통해 감각적인 영상미를 선보였던 이현승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빼어난 영상 미학을 가감없이 보여줬다. 여기에 윤두헌과 세빈으로 대표되는, 우리 사회의 루저들에 대한 묘한 공감도 있다. 영화는 9월 개봉 예정이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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