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1때 장난삼아 쓴 곡… 큰 인기에 자만도
음악학원 제자들 '가수 김준선' 몰라 충격
무대 위에서 라이브하는 모습 보여주고파
이 멜로디를 기억하는가. 1993년 대한민국 가요계를 강타한 ‘아라비안 나이트’다. 당시 획기적인 음악이라는 평가와 함께 가수 김준선이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김준선은 이후 ‘마마보이’까지 히트시키며 스타로 등극했다. 컬트라는 그룹으로 활동하며 ‘너를 품에 안으면’을 부르며 가창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런 김준선이 UJMC이라는 새 이름으로 디지털 싱글앨범 ’너를 품에 안으면 2011’을 발표하며 가요계에 컴백했다. 그동안 후배 가수들의 보컬 디렉팅과 영화 음악감독, 뮤지컬 음악감독으로 활약하며 2008년에도 싱글앨범 ‘콜 온 미(Call on me)’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활동을 지속하지 못했다.
김준선은 “라이브 공연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예능을 먼저 해야만 했죠. ‘스타골든벨’도 나갔고 ‘도전1000곡’에 나가서 1등을 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라디오스타’도 배우 신현준씨와 함께 나가려고 섭외가 됐는데 마지막에 사정이 생겨서 불발이 됐어요. 그때 ‘그만두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라고 당시를 설명했다. 김준선은 라이브 음악에 대한 고집을 아직도 완전히 꺾지 못했다.
‘아라비안 나이트’를 처음 접했을 때 받은 충격에 대해서 이야기하자, “사실 별 신기할 것도 없는 노래인데”라고 겸손하게 대답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들에게 자랑하려고 쓴 곡인데 큰 인기를 얻었어요. 첫 앨범이 대박이 나다보니 오만방자 해 지더라고요. 말 그대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었죠. 남의 말을 잘 듣지 않았어요. 명문대 출신이라는 이력으로 주변에서 치켜세우니 더욱 그랬어요. 내가 재벌 아들이라는 소문도 돌았는데, 사실과 다르지만 그것도 굳이 부인하지 않았어요”라고 이야기했다.
김준선은 “한동안 과거에 사로잡혀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 20대 아이들은 김준선이라는 이름을 전혀 모르더군요. 음악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선생님 예전에 가수였어요?’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직접 노래하는 모습을 제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같은 연세대학교 출신인 박진영에 대해서 질문했다. “활동할 때 만난 적이 있죠. 처음에는 ‘춤밖에 없는 친구네’라고 생각했어요. 그때 나는 듣는 음악에 집착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확실히 보여주는 음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그리고 “음악이라는 것도 타이밍이 잘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김준선은 “지금은 남의 말을 경청해요. 어린 친구들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반성했다. 그리고 “다시 신인의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어요. 지방의 조그만 무대라도 나를 찾는 곳이 있으면 달려가 노래를 할 것이에요”라고 초심을 강조했다. 이렇게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는 편안함이 엿보였다. “1년 넘게 산을 타고 있어요. 술을 줄이고 담배를 끊었더니 요즘 들어서 얼굴이 편안해졌다는 말을 많이 듣네요”라고 반가워했다.
이런 변화는 김준선을 다시 일어서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그가 힘차게 부르는 ‘아라비안 나이트’를 다시 듣고 싶다. 그리고 오랜 시간 웅크렸던 만큼 ‘아라비안 나이트’ 이상의 음악적 성취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