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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열전] 장진 감독, '마르지 않는 '장진'표 이야기샘 독특한 재미·벅찬 감동 흐르다'

입력 : 2011-03-20 22:35:56 수정 : 2011-03-20 22: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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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여자' 감성 이어주는 연장선이자 뛰어넘는 작품
첫 연기도전 김지원 의외로 역할 잘소화… 신인상 자신
거장들 흥행 실패 연연치 말고 다음 작품 모색해야

장진 감독 이노기획 제공
그의 이야기샘은 마르지 않는다. 작품을 직접 연출할때 완벽주의를 고집하지 않는다.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냥 갈 수 있는 여유를 가졌다.

 장진 감독이 올해도 새로운 작품으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아는 여자’ 이후 수많은 작품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코미디 콘셉트에 감동과 웃음을 담아온 장진 감독. 하지만 여전히 그에게는 풀리지 않는 갈증이 있다. ‘아는 여자’를 넘어서는 작품을 내놔야 한다는, 강박증 비슷한 갈증이다. 24일 개봉하는 ‘로맨틱 헤븐’은 감독의 설명대로라면 ‘아는 여자’의 연장선 상에 위치하면서 동시에 이를 뛰어넘을 작품이다.

 “‘아는 여자’의 감성을 이어주는 연장선상의 작품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아는 여자’는 2004년 개봉 당시 그렇게 흥행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되고 말았죠. 4년 전 기획을 시작했는데 당시 한국 영화계에서는 대중의 독하고 부정적인 취향에 어필하는 스릴러물들이 쏟아져 나올 때였죠. ‘로맨틱 헤븐’은 너무 순하잖아요. 그래서 알게 모르게 어려움이 있었어요.”

 이 작품은 기독교의 하느님이 천지를 창조하면서 일곱 번째 날에는 쉬었다고 나와있는데 사실 이날 신은 사랑을 창조했다는 발칙한 상상에서 시작한다. 기독교적 세계관에 어느 정도 익숙한 국내 관객들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다. 제작에 어려움을 겪던 시절 이 작품은 장진 감독의 작품을 높이 평가한 일본에서 뮤지컬 제작 의뢰가 들어왔다. 그런데 기독교적 세계관이 전혀 생소한 일본에서 이 작품을 내놓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결국 제작비를 깍고 일부 스태프들이 지분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제작에 들어갔다.

 “많은 걸 감수했죠. 제작비를 줄여야 했으니 촬영 수정도 불가피했죠. 대신 3개월간 컴퓨터 그래픽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냈어요. 또 제작이 늦어지면서 애초에 캐스팅을 고려했던 배우들도 대부분 바뀌었죠. 하지만 이번에 정말 이 배우들이 임자였네 하고 느꼈어요.”

 신인이지만 이번 작품으로 영화뿐만 아니라 처음 연기에도 도전하게 된 김지원도 마찬가지. 4차원 캐릭터에 감정선까지 풍부해야 하는 미미 역을 맡은 김지원은 놀랍게도 모든 상황을 잘 흡수해서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정 안되면 바꾸려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처음 이야기를 나눠보는데 정말 솔직하고 건강한 성격인 거예요. 2회차 넘어가니까 제대로 연기를 해내더라고요. 결국 너 이 작품으로 올해 신인연기상 못타면 둘 다 죽자는 말까지 했죠. (웃음)”

장진 감독 이노기획 제공
인터뷰 도중 요즘 들어 거장 감독들의 작품이 연달아 흥행에 실패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장진 감독은 다소 생경한 목소리를 냈다. 흥행결과로 위축될 정도는 아니라는 것. 그러면서 이 땅에서 영화를 만드는 이들을 위한 제언을 하기도 했다.

 “제작비에 맞추는 감독들이 대부분이잖아요. 하지만 그러지 않고 자신의 고집을 꺽지 않는 사람도 필요해요. 제발 흥행 결과로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해요. 어쨌든 만든 사람 책임이잖아요. 결과는 받아들이고 그러면서도 다음 작품을 모색하는 그런 감독님들이 되셨으면 해요. 넓은 가슴으로 이 판에 서 있자고요.”

 인터뷰 자체가 코믹하면서도 속이 시원했다. 장진 감독은 여전히 에너지를 모으고 있는 감독이다. 그렇게 모은 에너지를 작품으로 쏟아내며 사람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고 있는 셈이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고마운 영화인이었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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