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군대를 통해 인간애를 보여주는 작품은 드물다. 영화 ‘대한민국1%’(기억속의 매미 제작)는 군대의 추억에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감성들을 잘 버무려 내놓은 작품이다.
최근 천안함 침몰 사건을 통해 전국민적으로 군이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영화는 일반 대중은 물론, 군에도 큰 위안이 될 만한 영화다. 분단된 조국과 실향민의 아픔을 코믹하게 승화시킨 고 조명남 감독의 유작이기도 하다.
‘귀신 잡는 해병대’ 중 최정예 요원들만 모인다는 특수수색대. 해병대 훈련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한 이유미(이아이) 하사는 특수수색대에 자원하지만 보기좋게 거절당한다. 바로 원산폭격을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여전히 전투는 남자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해병대 수뇌부는 해병대 여군들이 성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가자 이유미 하사를 특수수색대로 보낸다.
그러나 의욕에 찬 이유미 하사 앞은 첩첩산중이다. 부소대장 강철인(손병호) 중사는 이유미 하사를 절대 특수수색대에 존재할 수 없는 이로 여기고 소대 내 선임이자 1팀의 팀장인 왕종팔(임원희) 하사는 전우가 아닌, 여자로만 본다. 더구나 이유미 하사가 팀장을 맡게 된 3팀은 만년 꼴찌에, 선임병인 김상태(김민기) 병장은 여군이라고 대놓고 무시한다. 그러나 차츰 팀원들은 이유미 하사를 상관으로 인정하기 시작한다.
공식적으로 군대 내에서 성 차별은 없다. 그러나 여군이 생활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군에 다녀온 남성들도 느끼듯이 화장실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그러나 여군들은 남성들과 달리 직접 군을 선택한 이들로 자부심도 높고 의욕도 남다른 편이다. 또 여성의 부드러움을 잘 활용해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한다.
영화는 이러한 실상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면서 진정한 리더십과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마치 감독의 마지막 유언처럼 진한 감동과 함께 이야기한다. 고 조명남 감독은 이 작품의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도중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아처럼 될 뻔한 작품이 세상에 나왔다. 제작사 역시 이 영화가 장편으로는 첫 작품이다. 신인인 이아이가 여군 하사 주인공을 연기했다.
군에서는 ‘훈련 시 흘린 땀 한 방울이 전시 피 한 방울’이란 말이 있다. 이 영화는 그러한 제작진과 출연진의 노고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화려한 액션이 난무하는 군대 영화는 아니지만 분명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는 뭉클한 감동을 선사할 휴먼 스토리다. 5월5일 개봉.
스포츠월드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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