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서는 이 한 마디로 자신의 현재를 표현했다. 그 목소리에 묘하게 울림이 있다. 실제로 무척 아름다워졌다. 성숙한 여성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사랑하기 때문이다.
윤진서는 25일 개봉한 영화 ‘비밀애’에서 쌍둥이 형제를 사랑하는 연이 역할을 절절하게 표현했다. 그녀를 향한 세상의 기대의 시선을 충족시켰다. ‘올드보이’로 영화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이후 윤진서는 ‘바람 피기 좋은 날’ ‘비스티 보이즈’ 등을 통해 충무로를 이끌어갈 차세대 배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새 작품이 기다려지는 여배우이기도 하다.
이런 칭찬에 윤진서는 “기다려준다는 것은 고맙다. 기대되는 배우라는 말을 듣는다는 것이 행복하다. 기대가 안 되는 배우도 있지 않나”고 반색했다. 그러나 ‘비밀애’속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그래도 “극중 연이가 매력적인 여자였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생각을 말했다.
‘비밀애’를 두고 다소 난해한 영화라는 평가도 있다. 이를 두고 윤진서는 “‘비밀애’는 세련된 영화인 것 같다. 그러나 관객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은 있을 것 같다”고 공감했다. “우리 영화는 관객에게 스스로 다가가서 알아서 해주지 않는다. 관객 스스로 감정을 움직여 나가야 한다”고 부탁했다.
영화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된 윤진서의 노출연기에 대해서는 “영화 시나리오에서는 적절한 수준인 것 같다”고 답했다. 윤진서는 영화내용보다 여배우의 노출수위에만 더 관심을 가는 세간의 시선에 대해 불편한 느낌을 내비쳤다. 윤진서는 “관객에게 창피하고 싶은 연기를 하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노출연기를 부끄러워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연기에 대한 진정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렇다면 ‘비밀애’는 예술인가. 윤진서는 깊게 생각한 후 대답한다. “바스키아의 길거리 낙서가 나중에 예술로 평가받았다. 심지어 지금 초등학생들이 그리는 그림도 예술이 될 수 있다. 결국은 판단하는 사람의 몫이라는 뜻이다”고 말했다. 어른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윤진서는 “어릴 때는 어른 같다는 말을 종종 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평생 어른이 못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스무살 때 갑자기 많은 경험을 했다. 스무살 때 갑자기 시간이 멈춘 것 같다”고 맞받아친다. 몇 번을 생각해도 독특한 여배우다.
연기에 대해서도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다. “한 번 캐릭터를 잘 구축해놓으면, 배우가 자연스럽게 그 안에 녹아들어간다”는 이론이다. 연기에 대한 생각을 말하는 윤진서의 목소리에는 진정성이 엿보인다. 계속해서 들으면 중독될 것만 같은 묘한 목소리다. 명랑해보이지만 차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착한 인상이지만 이와 반대되는 면모도 있을 것 같다.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 그것이 바로 여배우 윤진서의 매력이다.
스포츠월드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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