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대장 같은 성격, 역할에 딱 만화 찍는 마음으로 연기
김수미와 ‘마파도’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 ‘육혈포’로 풀어
감동·웃음 주는 배우로 살아있는 동안 계속 연기하고 싶어요
-‘하모니’가 300만 명을 넘는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먼저 관객들에게 감사해요. 김윤진이 참 잘했어요. 그래도 나문희라는 나이 먹은 배우가 아직도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합니다. 사실 ‘하모니’같은 음악영화를 꼭 해 보고 싶었어요.
-이번 ‘육혈포 강도단’은 코미디인데.
▲‘하모니’와 개봉시기가 약간 겹치게 돼서 두 편 영화 모두에게 미안해요. 관객들이 좋아해주시기만을 염치없이 바랄 뿐입니다. 저한테 실제로도 행동대장 같은 부분이 있어요. 그것이 ‘육혈포 강도단’에서 나옵니다. 코미디를 크게 의식하지는 않았어요. 박자를 잘 맞추며 아무 생각 없이 역할에 몰입했습니다.
-그래도 출연 결정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제가 나이에 비해 철이 없어요. 만화 한 편 찍는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했습니다. 언제 이런 거 또 해볼까 싶었죠. 결정적인 것은 김수미씨 때문이에요. 예전에 ‘마파도’에 함께 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이번에 풀었습니다. 데뷔 초기부터 김수미씨와 같이 봉사활동도 자주 다니고 무척 친한데 함께 작품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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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혈포 강도단' |
-‘마파도’에 출연할 뻔했다고요?
▲출연제의를 받았었는데 그때 건강이 좋지 않아서 섬에까지 가서 촬영하는 것은 무리였어요. 나중에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는 것을 보고 정말 신났습니다.
-김수미씨는 어떤 사람이에요?
▲독특한 보이스 색깔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아무도 근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있습니다. 욕만 잘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우두커니 연기를 하는 것을 지켜보면 마치 ‘여자 말론 브란도’같아요. 한참 후배지만 지금도 김수미가 무섭게 느껴져요. 그래서 뭐 시키면 “응”하면서 고분고분 잘 따릅니다.(웃음)
-목소리가 고우세요. 성우출신이시죠.
▲예전에는 성우에서 배우가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저는 지금도 대본을 제 목소리로 마치 단어 외우듯이 녹음해요. ‘굿바이 솔로’라는 드라마에서 실어증에 걸린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말의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요즘 중견배우들의 전성시대입니다.
▲다들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50년 가까이 연기자 생활을 했지만 지금도 다른 여배우들의 연기를 보면 자극받아요.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계속 그럴 것 같습니다. 사실 배우로 살기는 불편해요. 그런데 연기가 좋아요. 건강만 허락한다면 지하철 타고 다니면서 대학로에서 연극하고 싶어요. 다만 대학로 극단의 열악한 환경이 좀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문희’하면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요.
▲연기 잘하는 배우. 주어진 역할은 어떤 쪽이든 소화해내고 싶어요. 감동과 함께 웃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스포츠월드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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