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프로야구 한화 2년차 우완투수 박성호가 하와이 오하우구장에서 열리고 있는 2010 팀 스프링캠프에서 역동적인 자세로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
‘메이저리그 120승’ 투수 박찬호(37)가 감탄성을 토해냈다. 하와이 오하우구장 구석에 마련된 불펜에서 프로야구 한화의 장신 우완투수가 던지는 공을 지켜본 뒤다. 직구는 몹시 꿈틀거리며 불펜 포수가 요구한 위치에 꽂혔고, 체인지업은 홈플레이트에 꽂힐 듯 떨어졌다.
“쟤가 작년에도 원래 저렇게 던졌어요?”. 확실히 인상이 깊게 남았나보다. 불펜투구를 마친 그 투수를 불러세운 박찬호는 진지하게 “오늘의 이 좋은 감을 계속 생각하고 잊지 말라”고 충고했다.
박찬호와 이름 한 글자, 등번호도 숫자 하나. 딱 ‘한 끗 차이’나는 그 우완투수는 지난해 신인투수 등번호 60번, 박성호(24)다. 박성호는 지난해 한화 2차 4라운드로 한화에 뽑혔다. 신인지명 전체로는 27번째 순위. 부산고와 고려대를 거쳤지만, 아마시절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야구 실력보다 오히려 197㎝의 큰 키로 더 주목을 받았던 박성호다. 지난해 8월16일 같은 한화의 김주(21·신장 2m)가 1군 엔트리에 등록되기 전까지 프로야구 역대 최장신 선수로 이름을 먼저 알렸다.
지난해 한화 지휘봉을 잡았던 김인식 전 감독은 큰 키 만큼이나 잠재력이 풍부한 박성호에 대해 “기대할 만하다. 실전을 통해 조금씩 투구수를 늘려가면 괜찮은 선수가 될 것”이라며 시즌 초반부터 등판기회를 부여했다.
박성호는 지난해 4월19일 대전 SK전에 나와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 했다. 그러나 박성호는 직구-슬라이더 위주의 단조로운 투구패턴에 마운드에서 정면승부를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2군을 오가는 신세가 됐다. 그래서 박성호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체인지업의 장착으로 패턴을 다양화 시키면서 자신감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메이저리거 박찬호의 칭찬까지 더해져 현재 페이스를 크게 끌어올린 상태.
박성호는 “아쉬움이 많은 작년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타자와 정면승부를 즐겨보겠다”며 “마운드에서 집중력을 높였더니 뜻밖에 박찬호 선배님의 칭찬을 들어 기분이 좋다. 선배님의 충고를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호놀룰루(하와이)=스포츠월드 이원만 기자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