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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속으로]“마운드에 선 아빠가 짱” 카도쿠라 딸의 감동응원

입력 : 2009-10-23 08:46:42 수정 : 2009-10-23 08: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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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의 선발투수 카도쿠라의 아내(오른쪽)와 딸이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9 한국시리즈 5차전 KIA와의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잠실=특별취재반
“우리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멋있어.”

아이를 키우는 아빠라면 이보다 더 듣기 좋은 말이 없겠죠. 누구나 자식 앞에서는 최고의 사람이 되고 싶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아빠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가장 멋져 보일 겁니다. 저도 어릴 적 때묻은 작업복을 입고 있던 아버지가 빛깔나는 양복을 입은 옆집 아저씨보다 훨씬 멋져 보였거든요.

프로야구 KIA-SK의 한국시리즈 5차전이 열린 잠실구장 3루쪽 관중석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응원하는 한 꼬마 아가씨를 만났습니다. 자세히 들어보니 한국말이 아닌 일본말로 응원을 하더군요. 그렇습니다. 이날 SK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카도쿠라 겐(36)의 딸입니다. 6살배기 꼬마 숙녀의 이름은 리오라고 합니다. 응원소리에 제가 잘못 듣고 수첩에 ‘리오’라고 적자 수첩과 볼펜을 뺏어가 ‘미오’라고 고쳐 쓰는 아주 당돌한 친구입니다.

미오와 엄마 타미에 씨는 이번 포스트시즌을 직접 보기 위해 일본에서 일부러 건너왔답니다. 한국진출 첫 해에 큰 무대에 서는 아빠를 응원하고 싶다고 미오가 그렇게 졸랐답니다. 그런데 그거 아시죠. 카도쿠라 선수가 정규시즌 막판까지 부진하다가 두산과 플레이오프부터 매우 잘 던지기 시작한 것을요.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과 3분의1이닝동안 비자책으로 1실점하고 KIA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5이닝동안 1실점했지요. 비록 두 번 다 승리를 하지는 못했지만 김성근 SK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의 호투가 인상적이었다면서 내년 카도쿠라 선수의 재계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계십니다. 역시 가족의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오는 “아빠가 마운드에 서 있는 모습이 제일 멋있다”고 합니다. 특히 한국의 포스트시즌 응원 열기에 완전히 넋이 나간 모습이에요. 수 만명의 팬들이 아빠 이름을 연호하니 감동을 먹었나 봅니다. 타미에 씨에 따르면 카도쿠라 선수가 일본에서도 긴데쓰와 요미우리에서 두 차례 재팬시리즈에 나간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열기가 뜨겁지는 않았다네요.

처음 한국에 온다고 했을 때는 가족들이 걱정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완전히 한국 야구팬이 됐답니다. 미오가 그러네요. “아빠와 노는 게 세상에서 제일 좋지만 아빠가 내년에도 한국에서 뛸 수 있다면 보고싶어도 기꺼이 참겠다”고요. 참 예쁜 아이죠.

스포츠월드 김동환 기자 hwan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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