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록스테릭’은 ‘록(Rock)’과 ‘히스테릭(Histeric)’의 조합으로 말 그대로 폭발적인 음악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체리필터는 깊고 성숙한 음악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보컬 조유진, 기타 정우진, 베이스 연윤근, 드럼 손상혁은 “‘공장제품’처럼 음악을 뚝딱 만들 순 없다”면서 “3년은 밴드가 음반을 발매하기에 딱 맞는 공백기”라고 입을 모았다.
“어떤 분들은 3년이라는 시간이 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희한테는 당연한 공백기라고 생각해요. 3년 동안 공연을 하고 방전된 감정을 추슬렀어요. 그러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다음 앨범에 대한 모티브를 잡아갔죠. 밴드가 앨범을 내려면 공백기는 당연히 필요합니다.”(정우진)

이번 5집은 심상치 않은 반응을 얻고 있다. 록밴드가 표면적인 활동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체리필터의 선전은 더욱 돋보인다.
3년 동안 숙성된 이들의 음악은 요즘 추세와는 다르지만, 듣는 이의 귀를 계속 끌어당기는 뭔가가 있다. 가요관계자들은 밴드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5년 이상 손발을 맞춰야 한다고 한다.
이번 앨범에는 10년 이상 손발을 맞춰온 체리필터 멤버들의 저력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타이틀 곡은 ‘피아니시모’(Pianissimo)로, ‘매우 여리게’라는 뜻이다. 노래는 제목과 상반되게 매우 강력하고 애절하다.
히트곡 ‘오리날다’ ‘낭만 고양이’에서 보여준 보컬 조유진의 힘있는 목소리가 노래를 제대로 전달한다. 역설의 미학, 그게 바로 체리필터의 매력이다.

“타이틀 곡 ‘피아니시모’는 ‘힘든 세상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희망을 찾는다’는 게 주 내용이에요. 체리필터의 외강내유의 모습을 그래도 보여주는 곡이죠. 이번 앨범에는 펑크부터 얼터너티브까지 다양한 색깔의 록음악을 담아냈어요. 변화가 아닌 본래 록밴드로서 이번 앨범을 제작했죠.”
데뷔 10년을 넘긴 밴드. 하지만 이들은 경력에 큰 무게를 두지 않는다. 경력을 내세우기보다 무대에서 앨범을 낼 때마다 최고의 음악을 선보이겠다는 생각에서다.
“저희는 아직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어요. 거창하게 밴드를 결성하고 ‘이제부터 음악을 해야지’라고 모인 게 아니거든요. 저희는 그냥 어린 시절부터 봐왔던 친구들끼리 시작한 게 오늘까지 오게 된 거에요. 1집의 성공 이후 비로소 록밴드라고 생각을 했지만, 늘 우리에게 음악은 ‘놀이’라고 생각합니다.”(조유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체리필터는 늘 그렇듯 변하지 않고 음악을 선보일 것이다.
스포츠월드 글 황인성, 사진 김용학 기자 enter@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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