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관중속으로]김재현 부인 김진희씨 “빨리 미역국 끓여주고싶어요”

입력 : 2008-10-31 23:53:10 수정 : 2008-10-31 23:53:10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프로야구 SK 김재현의 아내 김진희씨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남편을 응원하고 있다. 잠실=특별취재반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두산의 한국시리즈 5차전. 0-0이던 가운데 7회초 선두타자 김재현이 타석에 들어서자 3루쪽 관중석 한 가운데서 추위에 오들오들 떨던 그녀의 손이 턱밑으로 다소곳이 모아졌다. 볼카운트 1-3가 될 때까지 일구일구 숨죽여 바라보던 그녀의 눈빛이 5구째 볼이 되자 마침내 긴장감을 풀었다. 모았던 손은 박수를 치고 있었다.

‘캐넌 히터’ 김재현(33)의 부인 김진희(30)씨. 한국시리즈만 되면 괴력을 뿜으며 SK 우승의 일등공신 역할을 하는 김재현이지만 그를 바라보는 김 씨의 마음은 늘 초조하다. 행여 다치지나 않을까, 부진때문에 속상해 하지는 않을까.

김 씨는 “야구 선수의 아내로 산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인 줄 몰랐다. 집에서는 만점짜리 아빠, 남편이지만 그라운드에서는 잘 할 때든 못 할 때든 항상 애처롭다”면서 “집에서는 되도록 야구 생각을 안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매일 밤낮으로 기도하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얇은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그러나 남편에 대한 믿음만큼은 확고했다. 김 씨는 “오늘 아침에 19개월된 딸 예빈이랑 영상 통화를 하면서 무척 좋아했다. 화면을 통해 예빈이랑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예감이 무척 좋다고 활짝 웃었다”며 김재현의 활약을 기대했다.

김재현이 MVP를 못 받아도 좋으니 꼭 SK가 2연패에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김 씨. 볼넷을 골라나갔던 김재현이 3루수 김동주의 실책으로 홈을 밟으며 첫 득점을 올리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뛸 듯이 기뻐했다.

그녀의 마음은 이미 집에 돌아가 따뜻한 미역국을 끓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난 28일이 김재현의 서른 세 번째 생일이었음에도 미끄러질까봐 미역국을 못 해 줬기때문이다. 김 씨는 새색시마냥 수줍게 웃었다. “아무 생각도 안나요. 그저 빨리 따뜻한 미역국을 끓여주면서 수고했다고 속삭여주고 싶어요.”

스포츠월드 김동환 기자 hwany@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