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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SK의 마무리 투수 정대현이 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히어로즈와의 홈경기 8회초 구원 등판, 전력투구하고 있다. 문학=전경우 기자 kwjun@sportsworldi.com |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 금메달을 쓴 한국 야구 대표팀은 수많은 명장면을 연출했다.
그 가운데 가장 짜릿한 장면은 역시 결승 쿠바전의 마지막 장면이 아닐까. 한국은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채 9회말 수비에 들어갔고, 선발 류현진이 심판의 애매한 판정 때문에 1사 만루를 허용하고 만다. 포수 강민호까지 퇴장된 상황에 김경문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마무리 정대현이었다.
정대현은 쿠바의 대표적인 타자 구리엘에게 절묘한 슬라이더를 던져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병살 플레이를 유도해 한국에 금메달을 선사했다. 그리고 정대현은 4일 문학 히어로즈전에서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앞세워 그때와 비슷한 멋진 장면을 다시 연출해냈다.
SK가 2-1로 앞선 8회초 히어로즈가 연속 안타와 희생번트로 1사 2, 3루의 역전 찬스를 잡았다. 김성근 SK감독은 마무리 정대현을 호출했다. 한 방이면 역전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올림픽 결승때와 무척 흡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쿠바를 격침시킨 정대현에게 히어로즈 타자들은 두려운 상대가 아니었다. 정대현은 첫 상대인 정성훈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 3루 주자를 홈에서 잡았다.
역시 올림픽 멤버인 2루수 정근우의 좋은 수비도 큰 몫을 했다. 이어진 2사 1, 3루에서 정대현은 히어로즈 4번타자 이택근에게 주무기 슬라이더를 던져 평범한 유격수 땅볼로 선행주자를 2루에서 깔끔하게 처리한 뒤 9회도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시즌 20번째 세이브다. SK 마무리 투수 가운데 2년 연속 2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것은 정대현이 처음이다.
정대현은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1점차의 긴박한 상황에 나가게 돼 땅볼이나 삼진을 의식하고 낮은 슬라이더를 던진 것이 주효했다”면서 “최근 박경완 선배가 빠져 걱정하는 분들이 많지만, 정상호와도 많이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문학=스포츠월드 이원만 기자 wma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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