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슬로우 스타터’는 곧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가리키는 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 창설 이후 10회 우승을 이룩하는 동안 맨유는 리그 초반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중반 이후 상승세를 타고 우승하는 장면을 수 차례 연출했다. 개막 후 10경기에서 8승1무1패의 파죽지세를 보인 지난 시즌 정도가 예외로 꼽힌다.
올 시즌 역시 맨유는 ‘슬로우 스타터’의 전형을 보여줬다. 한 수 아래인 레딩 및 포츠머스와의 1∼2라운드에서 모두 비겼던 맨유는 3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더비 매치’에서 0-1로 패하는 굴욕을 당했다. 이 때 맨유의 중간 성적은 20개 프리미어리그 팀들 중 16위.
그러나 맨유의 저력은 초반 몸풀기를 마친 4라운드부터 본격적으로 발휘됐다. 토트넘 홋스퍼와 에버턴 등 ‘다크호스’들에 1-0 신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바꾼 뒤 7라운드 첼시전에서 2-0 완승을 거둔 것. 4연승과 함께 순위도 2위로 치솟았다. 이 때 부터 아스널과 30라운드까지 엎치락뒤치락하며 1위 경쟁을 펼쳤다.
30라운드가 열린 3월23일은 맨유가 우승고지에 바짝 다가서기 시작한 날이다. ‘빅4’가 두 팀 씩 서로 맞붙는 ‘슈퍼선데이’에서 맨유가 리버풀을 3-0으로 완파한 반면 아스널은 첼시에 1-2로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 아스널 대신 ‘맨유 추격자’로 나선 첼시와의 36라운드 맞대결(4월26일)에서 1-2로 패배, 골득실에서 앞선 아슬아슬한 1위가 됐으나 챔피언 등극엔 이상이 없었다. 남은 두 경기를 무난히 승리하며 프리미어리그 10회 우승을 달성했다.
맨유의 우승 배경엔 ‘명장’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선견지명을 빼 놓을 수 없다. 퍼거슨 감독은 시즌 중반부터 “골득실차로 우승팀이 가려질 수 있다. 때문에 보다 많은 골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실제로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38경기 중 12경기에서 3골 이상을 뽑아냈다. 폭발적인 득점력은 맨유(득점80 실점22)가 리그 중반에 아스널(득점74 실점31)과, 막바지엔 첼시(득점65 실점26)와 승점에서 같았음에도 1위를 계속 유지하는 원동력이 됐다.
김현기 기자 hyunki@sportsworldi.com
◆관련기사
[뉴스플러스①]맨유 ‘이젠 더블이다’… 첼시와 유럽 왕좌 다툼
[뉴스플러스②]퍼거슨 “2008 맨유, 우리 생애 최고의 팀”
[뉴스플러스④]박지성 인터뷰 “우승은 많이 해도 또 하고 싶다”
[뉴스플러스⑤]숫자로 보는 맨유 우승과 박지성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