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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뉴스②]사직구장 응원 3종세트 엿보기

입력 : 2008-04-29 10:13:16 수정 : 2008-04-29 10: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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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지·봉투·맥주병 필수…‘아주라~’사투리 느낌 팍~
사직구장을 찾은 연인이 주황색 비닐봉투에 바람을 가득 채워 만든 응원용 모자 쓰고 있다.
  부산 사직구장에는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응원 3종세트가 있다. 도구 3종 세트, 구호 3종 세트가 바로 그것이다. 각 3종세트의 기원을 조사해 봤지만 대부분 아무도 모르는 자연발생적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도구 3종세트-신문지, 비닐봉투, 맥주병

신문지는 이제 사직구장 응원의 대명사가 돼 버렸다. 신문지를 찢어 총채처럼 흔들며 응원하는 것인데, 누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랜 팬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신문지 응원의 등장은 1990년 전후반으로 추측되는데, 당시에는 지금처럼 총채 모양이 아니라 그냥 구겨서 흔들어대는 정도였다. 이후 신문지 응원이 눈길을 끌면서 하나 둘 찢는 사람이 생겼고, 현재는 신문지를 절반으로 접고 접힌 반대쪽 면에서 폭 3∼4㎝로 잘라 동그랗게 말아붙이는 정석 제작법까지 자리잡았다.

주황색 비닐봉투를 머리에 쓰고 응원하는 관중은 지구상에 단 한 팀 롯데 응원단 뿐이다. 2006년 롯데건설이 주황색 비닐봉투에 광고 문구를 찍고 롯데 구단 쪽에 쓰레기 봉투용으로 경기당 1만 장씩 후원을 하면서 사직구장에 처음 선을 보였는데 관중 일부가 장난삼아 바람을 넣어 머리에 쓴 것이 깜찍한 외형으로 인기를 얻어 급속도로 확산됐다.

맥주병 응원은 최근에 생겨 조금씩 동참자를 늘려가고 있다. 2리터짜리 맥주 PET병을 다 비운다음 두 개를 두들겨 소리를 내는 것이다. 막대풍선 응원을 하지 않는 사직구장에서 맥주를 좋아하고 소리 응원을 동경하는 소수 팬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구호 3종세트-아주라, 마, 어느 날

야구팬들 중에 ‘아주라’가 무슨 말인지 모를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이 줘라’는 뜻의 부산 사투리다. 파울 타구가 관중 석으로 날아가면 어김없이 터져 나온다. 최근에는 도망가는 일부 철없는 어른 팬들을 향해 ‘니해라(너 가져라)’는 변형 구호가 종종 나오기도 한다.

상대 투수가 견제구를 던질 때 지르는 ‘마’는 ‘야, 임마’의 줄임말이다. ‘마’라는 한 음절에 ‘야, 임마. 왜 쓸데없이 견제구나 던지고 있냐’라는 문장이 축약돼 있는 것이다. 이는 탤런트 유퉁과 일명 ‘살살이’로 대표되는 1990년대 초반까지 사설 응원단장 시절, 그들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추측된다.

사직구장 초보자들에게 제일 신기한 것이 ‘어느 날’이다. 상대 타자를 삼진으로 잡으면 ‘빰빠라 빠라빠빠 빠빠빠’라는 멜로디에 이어 관중들이 다같이 ‘어느 날∼’을 외치고는 뚝 끊어 버린다. 도대체 무슨 뜻인지, 왜 하는 지 당황스럽다. 잘 들어보면 이는 그룹 ‘위치스’의 노래 ‘떳다 그녀’의 첫 소절이다. 왜 ‘어느 날’까지만 부르고 뚝 끊는 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무 이유 없다.

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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