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했느냐는 억울한 소리를 자주 듣는 오똑한 콧날에 또랑또랑한 눈빛, 게다가 다부지고 씩씩한 성격도 지닌 박혜영이 데뷔 2년만에 극의 주변에서 중심으로 저벅저벅 걸어나와 강렬한 연기 이력을 한 줄 더 추가한다. 다음달 7일 ‘왕과 나’ 후속으로 전파를 타는 사전전작드라마 SBS ‘사랑해’(이창한 연출)에서 ‘이영희’ 역으로 예측불가의 럭비공 매력을 통통 뽐내는 것. 세 커플의 러브스토리를 다루는 이 드라마에서 환희와 짝을 이뤄 안재욱-서지혜 커플, 공형진-조미령 커플 등과 나란히 어깨를 맞대는 박혜영은 극중 가장 문제적인 인물을 연기한다. 20대 초반의 대학생이면서 혼전임신, 혼인빙자간음 소송 등을 거쳐 ‘너 죽고 나 죽자’라며 결혼에 골인하는 배역이다. 사랑해서 잤고, 잤으니까 아이가 생겼으며, 아이가 생겼으니 결혼해야 한다는 직선의 단순논리 아래 순진함과 지독한 고집을 오가며 환희와 징하디 징한 사랑의 역사를 만드는 박혜영은 사랑의 솔직한 속살을 엿보는 ‘사랑해’에서 아마 가장 튀는 인물이 될 성 싶다.
촬영을 100% 완료한 상태에서 시청자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 박혜영은 “설레기도 하고, 너무 긴장돼 도망가고도 싶은 그런 기분”이라며 방송을 앞둔 초조감을 나타냈다. 전작의 시청률이 ‘사랑해’에 좋은 후광이 되지 않을까 싶어 현재 ‘더 힘 내!’하면서 ‘왕과 나’를 열심히 시청하고 있다고 살짝 주먹을 쥐어보이기도 했다. 기를 팍팍 넣어 자신의 작품에 애정을 표하는 태도나 ‘사랑해’에서 공연한 선배배우 안재욱한테 ‘열심히 연기하는 모습에 내가 다 주눅이 들 정도다’라는 칭찬을 들었다는 일화를 참고하면, 박혜영과 극중 ‘이영희’의 악착 같은 에너지가 일맥상통해 보인다.
그러나 그는 배역처럼 감정에 단순하게 돌진하는 타입은 못된다며 배시시 웃었다. 오래오래 두고보며 사람을 판단하는 고지식한 연애관을 지녔다는 박혜영은 연기할 때는 불 같은데 촬영장만 떠나면 집에 틀어박혀있는 타입이라 ‘저러다 연애 한번 못하는 것 아니냐’는 매니저의 걱정마저 사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거듭 길거리 캐스팅을 당해 연기활동에 대한 호기심을 품었지만 태어나서 처음 자신한테 크게 화를 내는 부친의 반대로 한차례 꿈을 접었었다. 그런데 대학진학을 앞두고 박혜영의 재능을 간파한 담임선생님이 부모님께 배우의 진로를 ‘강추’했고, 박혜영은 2006년 KBS ‘서바이벌 스타오디션’에서 끝까지 ‘서바이벌’한 스타후보로 연예계를 노크하기 시작했다.
스타트 라인부터 예쁘기만 한 인형 같은 미녀배우와 달리 풍부한 감정을 분출할 줄 아는 재능을 엿보인 박혜영은 ‘사랑해’에서 사고다발 커플의 중심축으로서 안방극장이 발견한 ‘앙팡 테리블’의 반가움을 전할 예정이다.
박혜영은 “결혼 전에도, 결혼 뒤에도 끝없이 파란만장한 연애담을 보여주는 배역인데 정작 상대역인 환희와는 키스신 한번 촬영하지 못했다”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입술을 ‘삐쭉’거렸다.
글 조재원, 사진 김용학 기자 otaku@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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