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왕급 모델의 아성 일부가 균열음을 내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브랜드인 대우의 푸르지오는 김남주의 후임으로 김태희를 임명했고, LG전자의 휘센은 지난 9일 서울 관훈동에서 연 ‘휘센 초대전’에 이영애의 후속 모델로 정려원과 이선균을 대동해 이채를 모았다.
두 소식이 주목을 사는 것은 이번에 모델 교체를 단행한 브랜드들이 김남주와 이영애의 CF활약상을 상징하는 무대였기 때문이다. 맑은 날의 별처럼 많은 아파트브랜드 중 푸르지오는 인지도, 호감도 등에서 1,2위를 다퉈 왔으며, 그 배경에는 2002년 10월 론칭 당시부터 손을 잡아온 ‘김남주 효과’도 작용했다. 김남주는 5년여만에 장수모델의 명성을 내려놓게 됐다. 휘센 역시 4년여만에 이영애 카드를 접어 인터넷 일부에서 이영애의 출연작들을 회고하는 움직임마저 자아내고 있다. ‘산소같은 여자’라는 애칭을 선사한 화장품브랜드 마몽드와 10년을 채우기 직전 하차한 바 있는 이영애에게 휘센 모델 이양은 CF모델로서 또하나의 굵직한 이별 이력을 안겼다.
뛰어난 15초의 연기와 변함없는 미모로 다른 작품활동이 없어도 CF스타 자리는 악어 같은 장악력으로 유지해온 두 스타한테 이번 변동을 계기로 그들의 입지에 중대한 빨간불이 켜졌다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섣부르다. 또 하우젠이 최근 이들 또래의 장진영과 5년 연속 재계약을 체결한 반대의 사례도 있는 터라 30대 미녀모델의 세력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할 수도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새로운 CF여왕 후보 1순위인 김태희는 푸르지오 CF마저 점령해 더욱 기세를 올리고 있고, 정려원, 윤은혜 등 가수 출신 연기자인 20대 미녀스타들도 마당발 활약을 본격화하고 있어 광고계 여성파워 연령대의 ‘다운그레이드’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다.
정려원은 주류브랜드인 산사춘 CF에서 ‘나는 무엇을 좋아한다’를 연발하며 상큼한 아날로그 감성을 대변해 여성스러움의 새로운 대명사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커피프린스 1호점’ 효과로 무더기 신규광고 계약을 체결한 윤은혜 역시 귀엽고 친근한 매력으로 독자적인 지분을 광고계에 뿌리내리고 있다. 이들이 30대의 자리까지 속속 점령하고 있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의 변화를 시도하는 데 있어 여성의 젊음은 여전히 매혹적인 연결고리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요즘 두각을 나타내는 20대 미녀모델들은 젊음 뿐 아니라 생활 밀착형의 친구 같은 살가움도 장착했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다. 새해들어 심상치않은 증후를 보인 ‘여동생’ 파워가 정말 ‘왕언니’들의 무거운 엉덩이를 밀쳐내는 대세로 부상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포츠월드 조재원 기자 otaku@sportsworldi.com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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