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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로산책]''된장녀 논란''

입력 : 2006-08-08 20:18:00 수정 : 2006-08-08 2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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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용어 중 ‘된장녀’가 있다. 명품과 패밀리 레스토랑을 선호하는 젊은 여성의 일상을 다룬 ‘된장녀의 하루’가 누리꾼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온라인을 점령한 것이다. 이들은 한국 스타벅스의 가격이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점이 지적된 후 ‘빈 스타벅스 컵을 들고 다니는 여성’이라는 뜻으로 처음 등장했다.
이번 ‘된장녀’ 논란은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편견과 흑백 갈등의 단면을 가시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된장녀’라는 용어가 여성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는 용어 자체에 주관적이고 비하하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녀’나 ‘명품녀’가 아닌 ‘된장녀’로 불리는 이면에는 명품으로 치장했지만 된장 냄새가 난다는 비아냥거림이 느껴진다. 여기에 여성을 뜻하는 ‘녀’를 더했기 때문에 처음 이 용어를 듣는 여성들은 거북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번 논란은 ‘녀’가 붙은 다른 누리꾼 용어들과 달리 실체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 공중도덕이 없는 몰지각한 시민을 의미했던 ‘개똥녀’는 적어도 개똥을 치우지 않고 내리는 동영상으로 실체를 증명했다.
그러나 ‘된장녀’의 경우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있을 것이다’라는 식의 추측성 의견이 대부분이다. 다수의 동조하는 댓글들이 ‘된장녀’가 실제 존재하는 인물인양 묘사하지만, 사실은 막연히 있을 것만 같은 가상 인물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뿐이다.
‘된장녀’ 논란이 감정적으로 치닫을 수 밖에 없는 배경에는 영원한 흑백대결 구도인 남성과 여성이란 성 구별이 있다. ‘된장녀의 하루’에 관해 동조의 댓글을 다는 이들과 불쾌한 감정이나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에서는 명백하게 성 구별이 나타난다. 여성인 나로서는 ‘된장녀’에 관한 글들과 댓글들을 보며 남성들이 여성에게 갖는 편견이 참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많은 여성들이 ‘된장녀’에 대해 분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체도 존재하지 않는 것을 하나의 이름으로 매도하고, 그것을 열심히 퍼나르는 남성 누리꾼들. 이들의 대부분이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세대라는 것이 또 여성들을 절망케 한다.

류지아 프레인 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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