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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정취 깊어진 부암동… 왕족처럼 한옥 별장서 머물러볼까

입력 : 2026-11-01 18:40:07 수정 : 2026-11-01 18: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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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모자이크 ‘부암정’

80년 된 한옥 활용… 다도실 등 마련

창의문 밖으로 펼쳐지는 서울 부암동은 오래전부터 누군가가 머물기 위해 찾던 동네였다. 흥선대원군의 별장 석파정 가까이에는 안평대군이 조성한 무계정사 터와 반계 윤웅렬의 별장 부암정이 자리한다. 북악산 자락 백사실계곡에는 옛 별서의 연못과 정자 주춧돌 등이 남은 백석동천이 있다. 왕족과 고관들이 도성 가까이에서 산수의 여유를 누리던 곳이다.

걷기 좋은 가을, 부암동은 이 계절 한층 더 깊은 정취를 드러낸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골목을 밝히고, 떨어진 잎은 비탈길을 수놓는다. 산자락의 단풍과 오래된 집들이 어우러진 풍경을 따라 걷다 보면 옛사람들이 이곳에 별장을 두었던 이유를 짐작하게 된다.

둘러볼 곳도 많다. 석파정의 정원을 거닐고 서울미술관에서 전시를 본 뒤, 윤동주 시인의 언덕과 문학관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창의문에서 북악산 한양도성길을 따라 걷거나 마음에 드는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 한잔 마시는 것도 좋겠다. 저녁에는 소문난 치킨집이나 만두집을 찾아 맥주와 함께 피로를 날릴 수도 있다.

부암동의 매력은 어느 한 명소보다 이들을 잇는 하루에 있다. ‘돌아와 쉴 곳’이 있다면 여유가 더해진다. 산책을 마친 뒤 쉬었다가 다시 골목으로 나서고, 미처 걷지 못한 길은 다음 날 아침을 위해 남겨둘 수 있다. 집으로 돌아갈 시간을 정하는 대신, 부암동에서 머무는 것은 어떨까.

◆우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한옥의 쉼

빌라 모자이크는 이같은 경험을 위해 한옥 별장 ‘부암정’을 운영하고 있다(앞서 언급한 반계 윤웅렬의 별장과는 별개의 공간이다). 백석동길에 자리한 약 80년 된 한옥을 활용해 한 팀이 독립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꾸몄다. 이름에는 우물을 뜻하는 ‘정(井)’이 들어간다. 마당 한가운데 놓인 우물이 공간의 중심이다. 정원철 빌라 모자이크 대표에 따르면 ‘우물 위에 깃든 쉼의 문학’을 공간에 녹여냈다고 한다. 이 주변으로 본재와 동재, 서재 등 세 채의 단층 건물이 자리한다.

부암정은 도심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한옥별장으로 남다른 정취와 진정한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 빌라 모자이크 제공
부암정은 도심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한옥별장으로 남다른 정취와 진정한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 빌라 모자이크 제공

◆발 담그고, 차 우리고… 부암정의 여유

부암정은 잠을 자고, 차를 마시고, 책을 읽는 시간을 각각의 공간에 담았다. 실내면적은 152㎡로 침실과 욕실을 각각 두 개씩 갖췄다. 동네를 충분히 둘러본 날에는 한옥 안에서 쉬고, 다시 걷고 싶어지면 골목으로 나서면 된다.

동재는 족욕실이다. 검은 철판과 타일로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고, 창 너머로 마당의 우물을 바라볼 수 있다. 골목과 성곽길을 걸은 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쉬어간다. 서재는 다실로 꾸몄다. 질석으로 마감한 벽과 바닥, 전통 장판지를 활용한 평상에 올라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신다. 미리 준비된 명상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가지 눈에 띄는 포인트.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삶을 축제로’라는 문구가 먼저 보인다. 바로 옆에 자리한 레스토랑 겸 카페 ‘아트포라이프’의 모토를 담은 비석이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RM이 찾아 유명한 곳이다. 담쟁이덩굴이 가득한 입구에는 카페에 들어서기 전 인증샷을 남기는 외국인 아미(ARMY, 팬덤명)들이 많이 보인다. 커피 한잔이 생각나면 대문을 열고 나가면 된다.

◆동네의 리듬에 스며드는 ‘머무는 여행’

부암정은 빌라 모자이크가 지역별로 조성하고 있는 독채 별장 가운데 하나다. 2021년 설립된 빌라 모자이크는 서울과 가평, 양평, 양양, 제주 등으로 별장 네트워크를 넓혀왔다. 각 지역의 자연과 생활문화, 건축적 특성을 ‘머무는 경험’으로 풀어내는 신규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이용자가 지역마다 다른 매력을 누리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쉼을 찾도록 한다는 게 목표다.

이 과정에서 ‘별장 안에서 쉬는 시간과 동네를 경험하는 시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숙소를 통해 지역을 천천히 알아가는 여행의 거점으로 삼는 방식이다. 부암정 역시 오래된 한옥에서의 휴식에 문학과 골목 산책을 접목한 공간이라는 게 정원철 대표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각 지역에는 잠깐 둘러보는 것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풍경과 생활의 리듬이 있다”며 “함께 여행하면서도 다른 이용객의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쉴 수 있다는 점이 독채의 매력이다. 공간에 머물며 골목을 걷고, 차를 마시고, 하루를 보내는 동안 지역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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