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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저 하늘의 ‘신격호’가 이 땅의 ‘샤롯데’에게

입력 : 2026-10-28 07:00:00 수정 : 2026-10-27 22: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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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장학재단 주최 ‘제3회 신격호샤롯데문학상’ 시상식
-소설 부문 대상 서정아 “작가·지망생에게 너무나 큰 힘”
제3회 신격호샤롯데문학상 수상자들과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롯데장학재단 제공
제3회 신격호샤롯데문학상 수상자들과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롯데장학재단 제공
신격호샤롯데문학상 소설 부문 대상을 받은 서정아 작가가 트로피를 들고 있다. 박재림 기자
신격호샤롯데문학상 소설 부문 대상을 받은 서정아 작가가 트로피를 들고 있다. 박재림 기자

 

 “문학상 이름에 ‘롯데’가 들어가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은 것 같아요(웃음). 작가와 지망생에게 너무 큰 힘이 되는 상입니다.”

 

 롯데장학재단이 ‘제3회 신격호샤롯데문학상’의 수상자 24명을 시상했다고 28일 밝혔다. 전날 서울 영등포구 롯데리테일아카데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만난 소설 부문 대상 수상자 서정아 작가는 “문학상은 보통 그 명칭이 대중적이진 않은데 롯데는 누구나 알지 않나”라며 미소 지었다. 일반적으로 문학상은 의미 있는 작가의 이름이나 호를 쓰는 경우가 많다.

 

 롯데는 기업명부터 ‘문학적’이다. 창업주인 고 신격호 전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 샬롯(샤를로트·샤롯데)의 이름에서 사명을 떠올렸다고 한다. 그는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가로 성장한 뒤로도 문학을 놓지 않았다.

 

 그의 장손녀인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할아버지는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셨다”며 “편찮으신 와중에도 독서하시는 모습을 보며 문학을 참 좋아하시는구나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장 이사장은 할아버지 당신께서 가슴 한 곳에 묻어둔 문학에 대한 꿈을 조금이나마 대신 이뤄드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2024년 신격호 샤롯데 문학상을 신설했다. 시·소설·수필 부문에 각각 붙은 세부 명칭인 ‘푸시킨 문학’, ‘괴테 문학’, ‘피천득 문학’에는 신 명예회장이 평소 즐겨 읽던 문학 작품의 작가 이름이 들어갔다.

 

 샤롯데를 탄생시킨 괴테의 이름을 딴 소설 부분의 올해 수상자 서정아 작가는 “신격호 회장님이 롯데라는 기업명을 문학 작품의 주인공 이름에서 따오셨다는 게 문학인 입장에서 특히 남다르게 다가온다”며 “대기업에 문학상을 통해 문학 정신을 계승한다는 것이 의미 있고 또 감사하다”고 말했다.

 

신격호샤롯데문학상 소설 부문 대상을 받은 서정아 작가가 소감을 전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신격호샤롯데문학상 소설 부문 대상을 받은 서정아 작가가 소감을 전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어릴 적부터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했다는 서 작가는 대학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고 2004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이후 단편소설집 3권을 통해 약 25편의 작품을 알렸고 그 사이 부산소설문학상, 백신애문학상도 수상했다.

 

 그리고 정성의 이면성에 대해서 올해 집필한 소설 ‘빈칸의 위치’가 이번 문학상 소설 부문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서 작가는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몸이 공중에 붕 뜬 것처럼 믿기지 않았다”며 “그때가 추석 즈음이라 가족 친지의 축하를 많이 받았고 며칠 뒤에는 커다란 무지개가 떠서 의미부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웃었다.

 

 롯데장학재단은 올해부터 응모 자격을 문예지 등재나 출판 이력이 없는 작품으로 바꿔, 기성 작가뿐만 아니라 일반인과 신진 작가까지 참여 대상을 넓혔다. 또 더 많은 창작자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우수상과 장려상을 신설, 수상자가 기존 9명에서 24명으로 늘었다. 그 덕분인지 올해 응모자는 지난해보다 약 2배 늘어난 5704명에 달했다.

 

 장 이사장은 “하늘에서 할아버지께서 이번 문학상 보시면서 미소 지으실 것”이라며 “시들어가는 순수 문학계에 희망의 불씨가 되길 바란다. 이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작가님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신격호샤롯데문학상 인사말을 하고 있다. 롯데장학재단 제공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신격호샤롯데문학상 인사말을 하고 있다. 롯데장학재단 제공

 

 이날 재단은 수상자들에게 트로피, 수상작들을 엮은 작품집에 더해 총 8700만원 상금도 전했다. 대상 3명에게 각각 1000만원, 최우수상 6명에게 각 500만원, 우수상 6명에게 각 300만원, 장려상 9명에게 각 100만원을 수여했다.

 

 장 이사장은 “글을 쓰는 것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 대부분 작가가 다른 일도 함께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금이 글에만 집중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 시인이자 신격호샤롯데문학상 자문위원장인 나태주 시인은 이날 축하 영상을 통해 “이번 문학상은 배고프고 마음 고픈 작가에게 한 잔의 차와 같다”며 “작가의 길이 사막과 같고 다리가 불편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저 역시 내 길을 가고 있다. 그 끝에서 여러분 자신의 모습을 만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신격호샤롯데문학상 수상작 모음집(왼쪽)과 소설 부문 대상 서정아 작가의 서명. 박재림 기자
신격호샤롯데문학상 수상작 모음집(왼쪽)과 소설 부문 대상 서정아 작가의 서명. 박재림 기자

 

제3회 신격호샤롯데문학상 수상자 명단

 

◆시 부문(푸시킨 문학)

대상 : 강우근 ‘구름들’

최우수상 : 추성은 ‘부바키키’, 정보영 ‘만일 영영 여름이라면’

우수상 : 이슬아 ‘수수깡 동산’, 이예은 ‘물귀신 구조 요청’

장려상 : 정주람 ‘눈먼 청소부’, 김서치 ‘소년을 위로해줘’, 윤여은 ‘잠영’

 

◆소설 부문(괴테 문학)

대상 : 서정아 ‘빈칸의 위치’

최우수상 : 황세연 ‘장승’, 김주아 ‘개 잡는 노인’

우수상 : 김정림 ‘예세닌의 숲’, 최설 ‘삼천포에는 여자 이발사가 없다’

장려상 : 임철균 ‘선’, 한광운 ‘비수지 신호’, 서혜진 ‘마당에는 작은 무덤이’

 

◆수필 부문(피천득 문학)

대상 : 이승준 ‘누런 수의’

최우수상 : 노경수 ‘오래된 현재’, 정현우 ‘상속’

우수상 : 박종희 ‘곰팡이의 은거’, 정수우 ‘돌 보는 마음’

장려상 : 문경근 ‘쇳내’, 천동현 ‘기계에게 보는 법을 가르치며’, 최현경 ‘다시, 고사리 앞에서’

 

박재림 기자 jamie@sportsworldi.com



박재림 기자 jami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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