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곰탕으로 한식의 세계화를 일구고 있는 옥동식 셰프가 한식의 경쟁력으로 음식의 완성도와 한국인의 ‘정’을 꼽았다. 현지에서 구한 재료로도 한식의 맛을 지키고, 밥과 국물을 더 내주는 넉넉한 대접으로 손님을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옥 셰프는 지난 23일 제1회 한식의 날을 기념해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2026 한식페스타’ 한식 콘퍼런스에서 해외 매장 운영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각자가 만드는 음식의 완성도를 높이고, 손님을 대접하는 진심까지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기 있는 음식이 좋다”… 일본 손님이 알아준 정
옥 셰프는 일본 매장 손님이 남긴 장문의 리뷰를 소개했다. “나는 이런 온기가 있는 음식을 정말 좋아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손님에게 전하고 싶었던 마음을 한국말로 표현하면 ‘정’이라고 했다.
옥동식 매장에서는 손님이 원하면 밥과 김치, 국물을 추가 비용 없이 제공한다. 한국에서는 익숙한 인심이지만, 추가 주문에 값을 치르는 해외 손님에게는 뜻밖의 넉넉한 대접이 된다. 옥 셰프는 “이는 손님을 배부르게 먹이고 싶어 하는 어머니와 윗세대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라고 했다.
◆뉴욕 진출도 ‘편안한 한 끼’에서 시작
그는 한류를 계기로 한식당을 찾은 손님에게 이런 대접과 제대로 만든 음식을 내놓는 일이 중요하다고 봤다. 콘텐츠가 첫 방문을 이끌었다면 다시 찾게 하는 것은 식당의 몫이라는 얘기다.
돼지곰탕도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겨냥한 음식은 아니었다. 돼지고기의 맛을 살리면서 누구나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일상식을 고민한 결과였다. 맑은 국물을 택하고 고기의 질감과 밥까지 다듬었다.
2017년 문을 연 서울 서교동 매장에 외국인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해외 진출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듬해 뉴욕에서 사업 파트너를 만났고, 코로나19로 준비가 지연된 끝에 2022년 11월 현지 팝업을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초기 팝업 손님의 90% 이상은 한국인이었다. 이후 뉴욕타임스 보도와 한국 콘텐츠의 인기로 다양한 손님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관심을 끌었다고 끝은 아니었다. 낯선 돼지곰탕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국물의 온도와 깊이, 간까지 챙겨야 했다. 옥 셰프는 “음식을 하나하나 설명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음식의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며 “말로 풀어내는 것은 음식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운영은 현지화하되 맛의 중심은 지켜야”
옥 셰프는 현지화 과정에서도 바꿀 것과 지킬 것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격과 서비스 방식, 주방 환경과 위생·법규는 현지에 맞추되 음식의 중심이 되는 맛과 조리법까지 무분별하게 바꿔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한 원칙은 “운영은 현지화하되 맛의 중심은 현지화하지 않는 것”이다.
식재료는 가능한 한 현지에서 구해야 한다고 봤다. 모든 재료를 한국에서 가져오기보다 현지 재료로 원하는 맛을 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 역시 미국에서 돼지곰탕에 맞는 돼지고기와 김치용 배추·무·고춧가루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새 해외 매장을 준비할 때 현지에 머물며 재료를 시험하는 이유다. 뉴욕에서는 현지 콩으로 메주를 띄우고 장도 담그고 있다.
옥 셰프는 “한식의 깊이는 보이지 않는 시간에서 온다”며 “한식의 경쟁력은 특정 메뉴 하나가 아니라 맛을 만들어 온 시간과 방식 자체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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