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김도영’ 신드롬이 일어날 겁니다.”
베테랑 포수 김태군(KIA)이 웃으며 내놓은 말이다. 그렇게 말할 만했다. 2년 전 첫 가을야구에서 우승을 경험한 김도영이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첫판부터 홈런 두 방으로 승부를 갈랐다. 부상의 시련을 지나 맞은 두 번째 가을, 출발부터 강렬했다.
김도영은 18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서 열리는 LG와의 준PO 2차전에 3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하루 전 같은 곳서 열린 시리즈 1차전에서 3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을 써냈다. 1만8900명이 꽉 들어찬 관중석은 그의 방망이가 돌아갈 때마다 환호로 가득 찼다. KIA가 올린 5점 가운데 4점을 책임지며 5-1 승리를 이끈 것. 준PO 한 경기 최다 홈런 타이기록도 세웠다.
첫 아치부터 극적이었다. 1-1로 맞선 4회 말 LG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의 초구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6회엔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보탰고, 3-1로 앞선 8회 말엔 장현식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두 홈런 모두 비거리 125m를 자랑했다.
‘알고도 막지 못했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실제로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전부터 김도영 앞에 주자를 쌓아두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경계한 바 있다. 그러나 경기 뒤엔 홈런쇼 괴력에 경의를 표했다. 염 감독은 “실투라고 해도 홈런이 나오기 쉽지 않은 공이었는데 홈런을 만들어내더라. 대단한 선수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할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승장 이범호 KIA 감독도 “대단하다는 말밖엔 할 게 없다”며 “홈런 치는 방법을 아는 것 같다. 걸리면 나온다”고 했다.
첫 가을과 비교하면 달라진 모습이 더욱 뚜렷하다. 김도영은 2024년 한국시리즈(KS) 5경기에서 1홈런 5타점 활약을 새겨 팀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올해는 정규리그 45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른 데 이어, 두 번째 가을 첫 경기에서만 당시 KS 전체보다 많은 홈런을 쳤다.
물론 그사이 순탄치 않은 시간도 있었다. 김태군이 “대단한 놈”이라며 호탕하게 웃은 데는 이 과정을 곁에서 지켜본 마음도 담겨 있었다. 2년 전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김도영은 이듬해 세 차례나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을 겪으며 30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긴 시즌을 치르며 몸을 관리하는 방법까지 익혔다는 게 김태군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안 아프면 저 정도 성적을 내는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정작 김도영은 쏟아지는 찬사에도 들뜨지 않고 있다. 취재진이 ‘공이 수박처럼 보이는 것 아니냐’고 묻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 정도로 타격감이 좋은 건 아니라는 뜻이었다. 다만 자신의 역할만큼은 분명히 했다. 그는 “(팀을 위해) 중요할 때 쳐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힘줘 말했다.
결코 빈말이 아니다. 지난 12일 LG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8회 결승 투런포로 KIA에 3위와 준PO 직행 티켓을 안긴 게 대표적이다.
2년 전 빛고을을 뜨겁게 달궜던 ‘니 땀시 살어야’라는 외침이 다시 떠오른다. 시련을 딛고 더욱 단단해진 김도영이 올 가을 이 함성을 어디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광주=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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